최근 자율주행 업계에 충격을 안긴 두 건의 연합이 있었다. 첫 번째는 혼다-GM의 자율주행 서비스 전용 차량 개발, 두 번째는 토요타-소프트뱅크의 자율주행차 모빌리티 산업 공동 진출이다. 자동차 제조 혹은 이동 서비스 제공에 그치지 않고 산업 전체를 공략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본다. 




이들이 만들고자 하는 자동차는 로봇택시다. 어플리케이션으로 어디서나 호출해 움직이는 자동차다. 이는 택시 시장 붕괴는 물론, 우버(Uber) 등의 이동(모빌리티) 공유 서비스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한 번만 세팅하면 알아서 충전하고 24시간 내내 움직일 뿐더러, 호출자가 없는 시간대에는 물류 배송 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어서다.




그런데 주목할 부분이 하나 있다. 이번 두 건의 연합에는 모두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관련됐다. 그는 이동 공유 서비스 시장의 ‘큰 손’이다. 미국 우버, 중국 디디(didi), 동남아 그랩(Grab), 인도 올라(Ola) 등 주요 기업의 최대 주주이며, 올해 6월에는 GM 자율주행차 부문 크루즈에 2조 4,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했다.




그의 이동 공유 서비스 시장 투자는 밑그림에 가깝다. 모빌리티 관련 대규모 사업군을 만들어 순환 경제를 추구할 계획이다. 10월 4일, 손정의 회장은 “소프트 뱅크는 모빌리티 AI(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사업군을 만들고 있다. 우버, 디디, 그랩, 올라 등의 대주주로서 매월 다양한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소프트뱅크의 투자 펀드 규모는 100조 원 대. 거금을 바탕삼아 다양한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동 서비스 및 자율주행 분야에 관한 투자가 주를 이룬다. 일례로 물류 분야에서는 중국의 풀 트럭 얼라이언스(Full Truck Alliance)의 최대주주이며, 자율주행 및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는 엔비디아(NVIDIA)에 출자했다. 이외에도 이미지 인식 및 처리, 보안 등 관련 기술 기업 또한 투자 대상이다.




상당한 투자지만 소프트뱅크는 여유롭다. 이동 공유 서비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자율주행차의 대중 보급에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따라서 이를 바탕삼아 판을 키우면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손정의 회장의 노림수가 여기에 있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통신망까지 갖고 있기에 묶을 수 있는 사업 분야도 상당히 많다. 




그가 밝힌 바에 따르면 현재 이동 공유 서비스 4개사의 총 매출은 100조 원 대다. 증가세가 가파르기에 앞으로 몇 년 내면 아마존의 매출액도 따라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동 공유 서비스는 소비자와 직접 맞닿는 사업이기에 빠른 현금 확보가 가능하다. 특정 시점을 넘기면 대규모 현금을 무기삼아 더 공격적인 행보를 펼칠 수 있다.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소프트뱅크, 우버, GM, 토요타, 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