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이 자율주행 팀 ‘프로젝트 타이탄’의 인력감축을 실시했다. 24일, 미국 <CNBC>의 보도에 따르면 개발 인원 중 200명 이상이 이직 또는 부서 이동을 택했다. 팀 재구성인지, 목표 변경에 따른 움직임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에 대해 자율주행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전망도 많다. 하지만 애플이 자율주행 쪽에서 힘을 뺄 가능성은 적다.




애플에게 있어 자율주행 기술은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IT 산업의 공룡들 모두 해당 기술에 엄청난 투자를 거듭하고 있다. 웨이모(Waymo)는 10년 째 관련 기술을 개발하며 로봇택시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마존(Amazon)은 24일 상품 배달 자율주행 로봇인 스카우트(Scout)의 시범 운용을 시작했다. 길거리의 보행자를 인식하며 작동해 집 앞까지 물건을 전달한다.




애플 또한 ‘프로젝트 타이탄’을 5년가량 진행해왔다. 다만 수장과 방향이 계속 바뀐다는 점에선 돌아볼 여지가 있다. 처음에는 아이팟, 아이폰의 개발팀을 주도한 스티브 자데스키(Steve Zadesky)가 애플 전기차를 만들 계획이었다. 2015년 <블룸버그>는 애플이 처음엔 자율주행 기술 없이 전기차를 만들고, 후에 자율주행 기능을 더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스티브 자데스키의 퇴사 이후 밥 맨스필드(Bob Mansfield)가 팀을 이끌며 자율주행 개발 프로젝트로 방향을 바꿨다는 추정이 많다. 자율주행 개발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다시 방향을 바꿀만한 일이 생겼다. 테슬라로 이직해 엔지니어링 부사장을 맡았던 더그 필드(Doug Filed)가 2018년 8월에 애플로 복귀했기 때문. 




그는 테슬라에서 모델 3의 제조 총괄을 맡았다. 현재 밥 맨스필드와 함께 프로젝트 타이탄을 주도하고 있다. 자율주행 개발팀에 더불어 전기차를 만들어본 경험을 갖춘 인물의 확보로 현재 애플은 어느 쪽이던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 기술을 만들거나, 차를 만들거나, 혹은 둘 다 만들거나.




투자비용은 충분하다. 애플은 2018년 연구개발에 142억 달러(약 15조 8,898억 원)를 사용했다. 2017년 대비 23% 늘어난 수준. 자금력을 바탕삼아 여러 시도가 가능한 애플이지만, 자율주행차 완성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기 실용화를 위해서는 목표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자동차 제조사 및 IT 기업에서 다수 나오는 상태다. 




아직 애플은 인력감축 배경이나 자율주행 목표에 대한 확실한 공개를 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계속 관련 기술 개발은 이어갈 예정이다. “자율주행 시스템엔 매우 큰 잠재력이 있다. 지금까지 가장 야심적인 머신 러닝 프로젝트다. 매우 유능한 팀이 자율주행 시스템 및 관련 기술 개발에 노력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일부 핵심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일부 그룹은 애플 전체에서 머신 러닝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애플, 아마존, 구글, 셔터스톡, 테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