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일본에서 카쉐어링 사업에 뛰어든다. 내년 봄부터 전시장에서 차를 빌릴 수 있을 전망이다. 토요타는 이를 위해 판매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개혁을 시작했다. 모델 라인업도 절반 가까이 줄인다. 시장 감소가 진행 중인 일본 내수용 전략이라지만 참고할 점도 보인다.



토요타의 일본 내 판매 전략은 독특하다. ‘토요타’, ‘토요페트’, ‘코롤라’, ‘넷츠’ 등 4개 딜러가 서로 다른 전용 모델을 판다. 어디서나 살 수 있는 공용 모델도 있지만, 전용 모델을 사려면 해당 판매점에 가야한다. 가령 포르테(Porte)는 토요타와 토요페트에서만, 스페이드(Spade)는 코롤라와 넷츠에서만 판다.



이는 각 딜러의 목표 고객을 나눠 같은 지역 내에 최대한 많은 토요타 판매점을 구축하는데 유리하다. 출혈경쟁을 막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전시장에서 전 모델을 취급하게 됐다. 전용 모델을 없애며 라인업도 반절인 30여개로 맞춘다. 이는 판매 강화를 위한 전략이기도 하지만 카쉐어링(자동차 공유 서비스) 사업을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



토요타는 2019년 봄부터 카쉐어링 사업을 시작한다. 직접 뛰어든 이유는 수요에 있다. 자동차 판매는 조금씩 줄고 있지만 ‘이동’ 자체의 수요는 분명하기 때문. 더불어 이용자에게 자동차를 경험하게 함으로서 미래의 신차 구매자로 만들 수 있다. 또한 카쉐어링을 토대로 삼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면 계속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 수 있다.



일본도 카쉐어링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용자수는 약 130만 명. 매년 19.7% 정도 성장해 2020년 295억 엔(약 2,890억 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한국에 비하면 이용자수 대비 차가 많은 상황. 1위 업체인 파크 24의 보유 차량 대수는 약 2만 대다. 곳곳에 주차장을 운영하며 이를 기반삼아 각지의 이용자를 잡는데 성공했다.



한편 토요타의 일본 내 전시장은 약 5,000개소, 렌터카는 약 1,000개소다. 이를 바탕삼아 4만대를 카쉐어링에 투입할 전망이다. 1위업체의 2만대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되는 숫자다. 미래를 대비한 투자일까? 대도심 내 판매망을 이용해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 시장 확대에 나선다면 승산은 있다. 



다만, 더 나아가 카쉐어링을 바탕삼아 어떤 서비스를 덧붙일지가 중요하다. 우리의 숙제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인구수 대비 카쉐어링 이용률이 아주 높은 나라다. 이용자수는 650만 명을 넘고 이 중 70% 이상이 20~30대다. 2020년에는 약 5,000억 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이를 바탕삼아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고 본다.



혹은 문화와의 접목은 어떨까? 최근 토요타가 나고야에서 실내를 캠핑장처럼 꾸민 카페이자 자동차 전시장을 하나 열었다. 이름은 ‘드라이브 투 고’(Drive To Go). 무료로 제공되는 커피와 샌드위치를 챙겨 캠핑 장비를 채운 자동차를 빌려갈 수 있다고. 이런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가 있으면 카쉐어링 시대에도 자동차 구매욕구가 조금은 생기지 않을까?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토요타,  파크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