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신형 A-클래스의 전 세계 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살짝 새삼스러웠다. ‘세계적으로 잘 팔리는 차잖아?’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A-클래스는 미국 땅을 밟은 적이 없었다. 미국에선 CLA-클래스가 입문형 모델을 담당해서다. 하지만 신형 모델에 세단을 추가하고, 기존 대비 더욱 고급스럽게 매만진 결과 이젠 A-클래스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A-클래스 세단의 디자인은 과장을 좀 보태면 CLS-클래스 만큼 매끈하다. 덕분에 공기저항은 0.22Cd에 불과하다. 길이×너비×높이는 4,549×1,796×1,446㎜. 휠베이스는 2,729㎜다. 국내 시장에 맞춰 비교하면 길이는 준중형 세단보다 살짝 짧지만, 휠베이스는 조금 더 길다. 실내 공간에 대한 우려는 접어도 좋겠다.




실내의 핵심은 10.25인치 모니터 2개를 연결한 운전석. 컨트롤러도 C-클래스와 같은 방식으로 바꿨다. 메르세데스-벤츠가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메르세데스-벤츠 사용자 경험)을 적용해 음성 인식 및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동한다. 일례로 근처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을 물어보면 대답해준다고. 한편 모니터 화면에 앱 등을 깔아 유용하게 쓸 수도 있다.




커넥티드 시스템인 ‘메르세데스 미’(Mercedes Me) 또한 업데이트 했다. 사물과의 통신이 가능하며, ESP 작동, SOS 신호 등의 데이터를 서버와 주고 받는다. 이를 통해 안전한 주행 경로를 탐색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주차 후 충격을 받거나 견인되는 경우 소유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알리는 기능도 있다. 블랙박스를 보완하는데 큰 도움이 되겠다.




현재 발표된 모델은 A 200, A 220, A 250, A 180d 등 4가지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모델은 A200이다. 신형 엔진을 얹어 효율성을 높여서다. 직렬 4기통 1.33L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25.5㎏·m을 낸다. 자동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맞물린다.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8.1초, 최고속도는 시속 230㎞다.




신형 A-클래스는 기존 모델에 비해 운전 보조장비를 크게 늘렸다. 스테레오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를 합쳐 최대 500m 앞을 내다보며 운전자를 보조한다. 가령 다른 차나 보행자, 자전거 운전자와의 충돌 위협을 감지하면 경고와 함께 브레이크를 걸고, 추돌 상황을 감지하면 브레이크를 걸어 추돌로 인한 전방 충격을 줄여 부상 정도를 최소화한다.




또한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 기능인 ‘액티브 어시스턴트 어시스트 디스트로닉’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달았다.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달리는 것은 물론이고, 코너, 내리막 등 속도를 줄여야 할 상황에서 자동으로 속도를 줄인다. 내비게이션을 참고해서다. 한편 차선 이탈이 감지되면 진동 경고 후 한쪽 바퀴에 브레이크를 걸어 다시 원래 차선으로 돌아온다.




신형으로 거듭난 A-클래스는 기존 모델 대비 상당히 고급스러워지면서 자신만의 특색을 찾았다. 해치백 모델이야 다양한 경쟁상대가 있지만, 세단은 아우디 A3를 제외하면 경쟁 상대를 찾기가 어렵다. 가격 책정이 중요하다. 독일에서 A 200 세단의 가격은 3만916유로(3,990만 원)부터, A 250 4매틱 세단의 가격은 3만9,529유로(약 5,101만 원)부터 시작한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메르세데스-벤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