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기 모빌리티 개발사 블레이즈(Blaze)가 배달용 세바퀴 전기 모터사이클인 ‘EV 딜리버리’(Delivery)의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개인용 이동수단 및 취미용 소형 전기차를 만들며 경력을 쌓은 후 상용 시장을 두드린 셈. 


EV 딜리버리는 지붕의 유무로 모델이 나뉜다. 지붕이 없으면 49만 8,000엔(약 530만 원), 지붕이 있으면 53만 8,000엔(약 572만 원)이다. 개인이 사기에는 조금 비싸게 느껴지지만 이는 보조금을 제외한 가격이다. 전기 모터사이클에 붙는 보조금이 붙으면 내연기관을 장착한 스쿠터와 경쟁할 수 있다. 


EV 딜리버리의 길이×너비×높이는 1,890×690×1,210㎜. 최고출력 4kW, 최대토크 20.9Nm(약 2.13㎏·m)짜리 모터를 달아 달린다. 최고속도는 시속 60㎞다. 시속 25㎞, 45㎞에 제한을 걸 수도 있다. 공차중량은 120㎏, 배터리중량은 32.5㎏이며, 최대 150㎏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다. 일본 법규에선 적재중량을 30㎏로 제한하니 운전자 체중은 최대 120㎏까지 대응하는 셈.


제동장치는 앞뒤 모두 디스크 브레이크. 배터리는 60Ah 리튬이온으로 시속 60㎞로 주행 시 1회 충전에 약 100㎞를 달릴 수 있다. 일본의 100V 가정용 콘센트를 이용했을 때 충전시간은 약 6시간이다. 보증기간은 1년이며, 1대씩 결함 유무를 확인하는 전수 검사를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EV 딜리버리의 장점 중 하나는 운전석과 화물칸의 분리다. 앞부분만 기우는 기술을 적용하면서 좌우 흔들림 방지 서스펜션을 사용해 차체가 기울어도 화물칸은 기울지 않는다. 피자 등 음식 배달에 용이할 부분이다. 또한 주행 소음이 나지 않기 때문에 야간이나 새벽 배달에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상용 모터사이클 시장은 진입이 어려운 시장이다. 시장에서 검증 받은 모델만 주로 팔린다. 배달 시장에서 혼다 슈퍼커브, 벤리, PCX의 입지를 떠올리면 쉽다. 어떤 경쟁모델도 깨지 못할 철옹성이다. 하지만 전기 모터사이클은 초기 시장이나 마찬가지다. 현재 나와 있는 모델 중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모델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용자들의 인정을 받는데 성공하면 든든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블레이즈는 전기 모터사이클의 운용비용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들은 하루 50㎞씩 주행할 때 EV 딜리버리는 75엔(약 798원)이 들고, 내연기관 모터사이클은 270엔(약 2,875원)이 들기에 운용비용이 낮다고 주장한다. 기업 대상 임대도 한다. 5년 계약에 월 1만 2,500엔(약 13만 3,000원)이다. 3바퀴 전기 스쿠터라는 특징을 앞세워 시장을 차지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싶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블레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