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볼트 SUV의 중국형 모델이 나온다. 8월 14일, 중국 공업정보화부에서 ‘자동차 제조업체 및 제품발표’를 통해 신 모델을 소개했다. 이 중 쉐보레의 신형 전기 SUV가 있었다. 아직까지 디자인 및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던 완전 신형 모델이다. 상하이자동차(SAIC)와 GM의 합작회사인 상해통용(上海通用)에서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제출한 정보 및 사진을 살펴봤다.


해당 모델의 이름은 쉐보레 멘로(MENLO). 볼트(BOLT) SUV의 중국형 모델로 점쳐지는 모델이다. 지난 2017년 11월, GM의 매리 바라(Mary Barra) CEO는 “2023년까지 전 세계에 20가지의 무공해 자동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18개월 내에 쉐보레 볼트(BOLT) 기반의 크로스오버 두 모델을 준비해 하나는 중국 시장에, 다른 하나는 북미 시장에 팔 것이다”라고 밝혔다.


2019년 4월, GM은 중국에서 뷰익 브랜드로 벨라이트 6(Velite 6) 전기차를 출시했다. 이는 멘로의 형제 모델. GM은 상하이자동차(SAIC)와 벨라이트 6을 공동 개발했다고 밝혔지만, 시간대를 고려하면 볼트(BOLT)의 BEV-2 플랫폼을 변형해 차체 개발을 마친 상태에서 중국산 배터리와 모터를 적용하기 위해 상하이자동차와 협업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볼트(BOLT) SUV 미국형 모델의 등장도 멀지 않았단 전망이 가능하다. 특히, 미국형 모델이라면 볼트(BOLT)에 쓰는 LG전자 모터와 LG화학 배터리를 그대로 써도 무방하다. UBS의 보고서에 따르면 LG는 쉐보레 볼트 구동계의 87%를 공급하고 있다. 이미 성능과 내구성을 인정받았으며, 빠른 수급이 가능하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쉐보레 멘로의 길이×너비×높이는 4,665×1,818×1,538㎜. 휠베이스는 2,660㎜다. 디자인은 2017년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했던 쉐보레 FNR-X 콘셉트에서 따왔다. 공기역학 기술을 적용한 SUV를 주제로 삼았던 FNR-X 콘셉트는 험로 등 주행 상황에 따라 스포일러 및 기타 부품의 각도를 조절하는 것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물론 쉐보레 멘로에 전동 각도 조절식 스포일러가 달린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주요 디자인 요소는 잘 담아냈다. 헤드램프, 범퍼 하단의 공기 통로, 지붕선, 사이드 스커트, 테일램프, 휠 등의 구성이 상당히 비슷하다. 대량 양산차에 맞게 콘셉트카의 디테일은 덜어냈지만, 디자인의 근간은 잘 지켜냈다고 평하고 싶다. 


쉐보레 멘로의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110kW(약 150마력)을 낸다. 모터는 상하이자동차의 부품 제조사인 화위자동차(HASCO)에서, 배터리는 상하이자동차와 CATL의 합작법인에서 공급한다. 실질적으로 중국산 부품에 초점 맞춘 구성이다. 1회 충전주행거리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형제 모델인 뷰익 벨라이트는 85kW(약 115마력) 모터를 얹고 한 번 충전에 301㎞를 달린다.

쉐보레 멘로는 중국 쓰촨성 청두(成都)시에서 9월 6일에 열리는 청두모터쇼에서 등장할 전망이다. 만일 공개가 뒤로 미뤄진다면 11월 22일에 열리는 광저우모터쇼가 유력하다. 올해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신고를 마친만큼, 올해 공개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중국 공업정보화부 게시물 캡처, 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