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은 현대차의 독무대였다. 1~9월 글로벌 판매대수는 6,600여대로 현대차는 4,917대를 팔았다. 이어 토요타 767대, 혼다 187대 순이다. 두 브랜드의 모델은 힘을 쓰지 못하고 모델 노후화를 맞았다. 하지만 2021년에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토요타가 신형 미라이를 꺼내들었다. 


신형 미라이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차급을 고급 세단으로 바꿨다는 것. 토요타는 1세대 미라이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다. 2014년에 판매를 시작하며 세계 최초 양산 FCV라는 타이틀은 가져갔지만 초반 물량 공급이 늦었다. 게다가 FCV라는 점만 내세웠지 자동차로서의 매력엔 의문점이 남았다. 


한편, 신형 모델은 FCV라는 점을 내세우기보다 고객이 정말 좋아할 미래의 프리미엄 자동차를 목표로 했다. 친환경차라 사는 것이 아니라 정말 갖고 싶어서 사는 차를 만들고자 했다고. 그래서 차급을 바꿨다. 기존 모델이 프리우스 알파의 플랫폼을 사용한 데 비해, 신형 미라이는 렉서스 LS와 LC에 사용한 GA-L 플랫폼을 사용한다.


토요타는 “각 부분의 구조를 검토하고 차체 강성을 철저하게 강화했다. 철저하게 차체 강성을 끌어올리고 방음 대책을 세운 결과 압도적인 정숙성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또한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과 핸들링 성능을 높은 수준에서 아울러 FCV만의 달리는 즐거움을 만들었다”고 신형 미라이에 대해 설명했다.


토요타에 따르면 FCV만의 달리는 즐거움은 환경에 국한되지 않는다. 주행이 즐겁고 편안한 자동차로 완성했다고. 날렵한 움직임을 위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배치를 조정해 앞뒤 무게 배분을 50:50으로 맞췄다. 또한 수소 탑재량을 1세대의 4.6㎏에서 5.6㎏로 늘리고 연비를 10% 개선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850㎞에 달한다. 재해 시 전원 공급 기능을 사용하면 평균 400Wh의 전력을 사용하는 일반 가정에 4일 간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 정도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가격이다. 1세대 미라이의 가격은 727만 엔(보조금 제외)이었다. 그런데 신형 미라이의 가격은 710만 엔(보조금 제외)부터 시작한다. 한화로 약 7,477만 원. 차급을 바꿀 정도의 변화에도 더 저렴하니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미 토요타는 자신하고 있다. 신형 미라이의 생산 가용량을 1세대의 10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또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전동화 모델의 비중도 계속 강화한다. 


신형 미라이의 구성은 수소연료전지차 산업의 모두를 긴장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가격만 따져도 그렇다. 현대 넥쏘의 가격은 세제 혜택을 받아 6,890만 원(보조금 제외)부터 시작한다. 둘의 가격은 비슷하다. 서로 다른 차급이라지만 가격이 비슷하면 더 좋은 차가 경쟁력을 갖고 시장을 독점하기 마련. 지금의 독주에 현대차가 자만해서는 안된다. 토요타의 카운터 펀치는 아주 강력해 보인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토요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