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6일, 닛산이 신형 페어레이디 Z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디자인. 1세대(S30)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각 세대의 특징을 더했다. 차체의 실루엣은 1세대(S30)의 인상이 짙다. 그리고 헤드램프나 테일램프 또한 역대 모델의 특징을 재구성한 것. 50년이 넘는 모델 역사를 잘 담아냈다. 


닛산의 글로벌 디자인 책임자인 알폰소 알바이사는 “레트로 모던 테마와 미래지향적인 감각을 합치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 도전이었다. 디자이너들은 역대 모델을 돌아보며 수많은 논의를 거듭했다. 헤드램프 속의 반원은 1970년대에 판매된 240ZG에서 따왔다. 페어레이디 Z 다움을 프로토타입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닛산에 따르면 신형 페어레이디 Z의 실내 구성은 스포츠카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를 위해 디자인 했다. 로 레이싱 드라이버와 함께 이상적인 실내 공간을 검토하는 한편, 전통과 최신 기술의 융합을 택했다고.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이란 최신 기술을 더하면서도, 1세대부터 이어진 전통인 3개의 원형 게이지를 유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페어레이디 Z 프로토타입의 길이×너비×높이는 4,382×1,850×1,310㎜다. 엔진은 V6 트윈 터보이며 변속기는 6단 수동이다. 인피니티 Q60의 엔진 구성이 떠오르지만, 닛산은 출력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우치타 마코토 CEO는 “자동차와 하나 되어 달리고 싶은 여러분을 위해 V6 트윈 터보 엔진과 6단 수동 변속기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한편, 닛산은 신형 프로토타입을 소개하며 ‘인마일체’를 강조했다. 페어레이디 Z 프로토타입의 치프 엔지니어인 타무라 히로시의 말이다. “Z는 스포츠카를 조종하는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자동차와의 일체감을 느끼면서 높은 성능도 즐길 수 있지요. 어느 세대 Z를 타던 마찬가지지요. 이는 우리의 열정과 도전의 증거입니다.” 


닛산은 이제 정상화를 위한 어려운 길을 내딛어야 한다. 신형 모델 출시는 물론 전동화와 자율주행에 들여야 할 개발비는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50년 넘게 생산한 대표 스포츠카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닛산에게 있어 페어레이디 Z는 하나의 상징이자 자부심일 것이다. 우치다 CEO 또한 자신의 추억을 강조했다. 


“제 첫 차는 페어레이디 Z였습니다. 정말 첫 눈에 반했죠. 너무나 멋져서 달릴 수 있을 때가 되면 반드시 손에 넣겠다고 결심했었습니다. 1993년에 마침내 Z를 샀지요. 당시 저에게는 상당한 지출이긴 했습니다만, Z는 제게 최고의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세차를 할 때마다 45도 각도에서 계속 바라보고 있었지요. 1969년 세계 스포츠카의 상식을 뒤집었던 Z는 전 세계 닛산 직원들에게 기쁨을 줍니다. 최신 전기차인 아리아가 지금까지 없던 혁신적인 기술로 새로운 운전을 제공한다면, Z는 운전자가 중심인 순수 스포츠카죠. 우리의 열정 그 자체입니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닛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