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자리한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특별한 경매가 열렸다. 포르쉐 북미지사가 RM 소더비(Sotheby’s)와 손을 잡고 70주년 기념 경매를 진행했다. 




RM 소더비에 따르면 이번 경매는 입찰자 중 절반이 신규 고객이었다. 포르쉐의 관심이 많은 자동차 마니아들의 참여율이 높았다고 본다. 자동차 외에도 포르쉐 관련 기록 등 다양한 경매품이 올라 그 중 92%가 팔렸다. 

이번 경매 최고가 낙찰품은 포르쉐 959였다. 1980년대의 슈퍼카 붐을 열은 전설적인 슈퍼카로 잘 알려진 차다. 최고출력 450마력의 수평대향 6기통 2.8L 트윈 터보 엔진으로 0→시속 100㎞ 가속 3.7초, 최고속도 시속 315㎞ 등 엄청난 성능을 앞세웠다. 1987년 등장, 1989년 단종 때까지 단 337대만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 경매에 등장한 959는 한층 특별한 차다. 개발 과정 중 경기에 내보낸 희소한 차라서다. 포르쉐는 959를 개발하며 파리-다카르 랠리에 내보냈다. 1985년에는 시험 삼아 내보냈는데 성적이 좋지 않았다. 1년 후인 1986년에는 독한 맘먹고 959 3대를 내보냈는데 자동차 부문 1,2,6위를 차지하는 등 기염을 통했다. 

이번에 등장한 차는 1985년 파리-다카르 랠리를 달렸던 3대 중 1대다. 승리를 거둔 차는 아니지만 희소성이 높다. 포르쉐는 959 개발차를 단 7대만 만들어 4대를 직접 보관하고 있다. 그러니 경매에 오를 수 있는 3대 중 1대가 나온 셈이다. 엄청난 값에 팔렸다. RM 소더비의 예상가 300만 달러 이상을 가볍게 넘는 595만 5,000달러(약 67억 9,167만 원)에 팔렸다.




한편 클래식 포르쉐의 가격 변동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계속 오를 가능성이 슬쩍 보여서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포르쉐 356 A 1600 스피드스터가 경매에 올랐다. 복원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예상가는 12만5,000달러(약 1억 4,256만 원)였는데, 2.5배나 높은 30만 7,500달러(약 3억 5,070만 원)에 낙찰됐다.

가장 주목을 받았던 차는 프로젝트 골드(Project Gold)였다. 입장하는 순간 박수갈채가 쏟아졌다고. 포르쉐 70주년, 코드명 993의 단종 20주년을 기념해 만든 단 1대의 차다. 기존에 소유한 차를 복원해 만든 차가 아니고, 단종차량을 위해 갖고 있던 부품으로 만든 새 차다. 그래서 2018년에 만든 993 신차로 불린다. 




특별한 의미가 있고, 20년 만에 다시 만든 유일한 993이라는 점에서 경매 전부터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10분간의 입찰 경쟁 끝에 전화로 참가한 고객에게 341만 5,000달러(약 38억 9,480만 원)에 낙찰됐다. 프로젝트 골드의 판매 수익은 페리 포르쉐 재단에 기부해 공익활동을 위해 사용한다.

경매 종료 후 RM 소더비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포르쉐와 여러달 준비하고 협력한 끝에 전 세계의 많은 팬들과 함께 포르쉐 창립 70주년을 기념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왠지 경매에 참석한 사람들이 부러워진다. 그러나 아직 기회가 있다. 모든 차들이 새 주인을 만난 것은 아니라서다.




1983년식 포르쉐 956 그룹 C, 1994년식 911 터보 S 패키지, 1992년식 911 카레라 RS 등의 매혹적인 차가 아직 남아있다. 엄두도 내기 어렵긴 하지만, 정말 갖고 싶은 차가 남았다니 호기심이 생긴다. 집에 가는 길에 로또나 한 장 사봐야겠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RM 소더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