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최초의 미드십 슈퍼카 ‘M1’이 RM 소더비(RM Sotheby’s) 온라인 경매에 등장한다. 게다가 보통 매물이 아닌 경주차다. 


BMW M1은 자동차 경주를 위해 태어난 자동차다. 경주 참가를 위해 일반형 모델을 일정 대수 이상 팔아야 하는 호몰로게이션(Homologation) 규정에 맞춰 만들어서다. BMW는 1978년부터 1981년까지 453대의 M1을 생산했으며 양산형 모델은 399대, 경주용 모델은 53대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대량 양산을 하는 BMW가 만든 희귀한 모델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유다. 


BMW M1의 길이×너비×높이는 4,361×1,824×1,140㎜. 휠베이스는 2,600㎜에 불과하다. 직렬 6기통 3.5L 트윈캠 ‘M88’ 엔진을 차체 가운데에 얹고 수동 5단 변속기를 맞물려 뒷바퀴를 굴렸다. 공차중량은 1,300㎏다. 양산형 모델은 최고출력 277마력을 냈고, 최고속도는 시속 265㎞에 달했다. 


양산형 모델의 성능도 뛰어나지만 경주차는 차원이 다르다. BMW는 M1 경주차로 세계 선수권 대회인 ‘프로카 BMW M1 챔피언십’을 열고 1979년부터 1980년까지 F1의 보조 경기(서포트 레이스)로 붙였다. 여기에 사용했던 ‘M88/1’ 엔진은 최고출력 470마력을 냈고 최고속도가 시속 310㎞에 달했다. 경매에 등장한 자동차도 이 사양이다. 


프로카 BMW M1 챔피언십은 큰 인기를 얻었다. 각 그랑프리의 연습 주행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달성한 5명의 F1 레이서가 다른 분야의 레이서들과 함께 달리는 구성 덕분에 많은 관심을 모았다. ‘다른 분야의 레이서가 F1 레이서와 겨룬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란 호기심을 잘 자극했다. 1979년 프로카 M1 챔피언십의 시즌 챔피언은 니키 라우다(Niki Lauda)였다.


1980년 프로카 경주가 끝나자 BMW는 M1 경주차를 르망 24시, 독일 자동차 경주 챔피언십, 미국 IMSA GTO 챔피언십 등 다양한 경주에 내보냈다. 이는 BMW의 엔진 다루는 실력을 자랑하는 계기기도 했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지정한 ‘그룹 5 특별 생산 차량’ 경주를 위해 만든 ‘M88/2’ 엔진은 최고출력 1,000마력을 넘겼다. 최고속도는 시속 320㎞ 이상이다.


사진 속 BMW M1 프로카 경주차는 미국의 레이서 조 커비어(Joe Crevier)가 사들인 자동차다. 1981년 IMSA GTO 챔피언십에서 3위를 차지했고, 다른 경주에서도 종종 순위권에 오른 이력이 있다. 8월 14-15일 열리는 RM 소더비 시프트/몬터레이(SHIFT/MONTEREY) 온라인 전용 경매에 출품된다. RM 소더비는 “M1 앤디워홀 아트카는 BMW 소유라 살 수 없지만 이 차는 살 수 있다”고 재치있는 평을 남겼다.  


RM 소더비는 예상 낙찰가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모터스포츠 팬이라면 이 차를 보고 군침을 흘릴 것이 뻔하다. 이 차를 도로에서 몰 수는 없지만, 클래식 르망에서 몰 수 있어서다. 클래식 르망은 1979년 이전에 르망 24시에 참가한 모델을 시대별로 모아서 여는 경주 이벤트다. 동경하는 옛 자동차들과 함께 경주할 수 있는 기회를 돈 주고 산다라… 엄청 부럽다. 


글 /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 RM 소더비(RM Sotheby’s) 

PHOTO / Courtesy RM Sotheb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