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흡기, 터보 중 엔진을 고르기란 상당히 어렵다. 각 방식의 이점, 감각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운전을 즐기는 마니아 입장에선 선호도가 상당히 나뉘는 부분이다. 특히 스포츠카라면 더욱 그렇다. 포르쉐가 터보 엔진만으로 채웠던 718 라인업에 자연흡기 엔진을 얹은 GTS 4.0을 추가한 이유도 마찬가지 아닐까?  


포르쉐 718 GTS 4.0의 수평대향 6기통 4.0L 엔진은 최고출력 400마력을 7,000rpm에서, 최대토크 42.8㎏·m을 5,000~6,500rpm에서 낸다. 최대회전수는 7,800rpm. 6단 수동변속기를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5초 만에, 시속 200㎞까지 14.1초 만에 가속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293㎞. 뛰어난 성능 덕분에 911에 얹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포르쉐 911 카레라에 자연흡기 엔진을 더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911, 718 등 포르쉐 스포츠카 라인업 책임자인 프랭크 스테펜 발리서(Frank-Steffen Walliser) 박사는 자동차 잡지 <에보>와의 인터뷰에서 “911 카레라에 자연흡기 엔진을 다시 얹기란 어렵다”고 밝혔다.  


“GTS 4.0의 엔진을 911에 맞도록 180° 돌릴 수는 없다”는 것이 이유. 엔진룸에 충분할 공간이 없을 뿐더러 신형 911(코드명 992) 카레라에 자연흡기 엔진 라인업을 더하려면, 엔진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의 변경도 필요하다고. 자연흡기 엔진을 얹은 911을 원한다면 GT3을 기다려야 한다. GT 라인업에는 가능한 오래 자연흡기 엔진을 얹을 전망이다.  


“911 카레라용 자연흡기 엔진을 만들기에는 연구 개발 비용이 너무 높습니다. 그리고 중국, 미국, 유럽 등 각기 다른 시장에 맞춰 전용 엔진을 생산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911 카레라는 계속 터보 엔진을 얹을 것입니다. 미래를 위해서지요. 다만 수동변속기만은 유지하고자 합니다.” 프랭크 스테펜 발리서 박사의 말이다.  


911은 기본으로 8단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PDK)를 얹는다. 4월 28일자로 카레라 S, 4S에 7단 수동변속기를 옵션으로 추가한 상태.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토크 벡터링, LSD 등을 짝지어 얹는다. 카레라 S, 4S에서만 수동변속기를 고를 수 있는 이유는 해당 라인업에서의 수동변속기 선택 비율이 높아서다.  


“수동변속기는 우리 고객에게 반응의 즐거움을 안깁니다. 이는 경험이란 부분에서 아주 중요하지요. 우리는 수동변속기를 가능한 오래 제공할 것입니다. 어느 시점이 되면 수동변속기도 사라지겠습니다만, 그런 날이 가급적 아주 늦게 오길 바랍니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포르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