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주가가 계속 치솟고 있다. 시가 총액은 22일 기준 1,026억 달러(약 119조 8,368억 원)로 폭스바겐의 997억 달러(약 116조 4,496억 원)를 앞섰다. 연간 1,000만 대 이상을 파는 자동차 판매 세계 1위의 기업과, 3개 라인업의 전기차 회사의 시가 총액이 비교되는 상황이다. 


1년 전 주가와 비교한 변동 폭은 더욱 인상적이다. 2019년 1월 23일 기준 폭스바겐의 주가는 142.74유로(약 18만 4,909원), 테슬라의 주가는 287.59달러(약 33만 5,905원)였다. 2019년 1월 22일 기준 폭스바겐의 주가는 179.24유로(23만 2,192원), 테슬라의 주가는 569.56달러(약 66만 5,246원)다. 


현재 테슬라의 주가는 상승 기조다. 이전에는 생산 계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주가 하락을 맛봤지만, 모델 3의 생산 안정화로 반전을 맞았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모델 3의 생산을 시작했기에 성장 가속화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시장 조사 기관인 뉴 스트리트 리서치는 상승세를 반영해 목표 주가를 530달러(약 61만 9,040원)에서 800달러(약 93만 4,400원)로 고쳤다.


2019년 테슬라는 36만 7,500대의 차를 팔았다. 중국 공장의 본격 가동이 시작되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 계획대로 2021년 유럽 공장 가동에 성공하면 성장세를 더 늘릴 수 있다. 다만, 냉정히 따질 필요는 있다. 상하이 공장의 현재 양산 능력은 연간 15만 대 수준이다. 미국 프리몬트 공장과 합쳐도 연간 60만 대에 못 미친다. 


연간 1,000만 대 이상을 판매하는 폭스바겐과 토요타와 비교하면 테슬라의 주식은 기업의 이익 대비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9년 순이익 전망을 비교해보자. 토요타는 22조~23조 원을 예상하며, 폭스바겐도 18조 원 수준을 예상한다. 현재의 주식 가격을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률(PER, Price Earning Ratio)로 비교해보자. 


주가수익률은 토요타가 약 10배, 폭스바겐이 약 6배 수준이다. 지난 해 3조 2,648억 원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한 현대차의 주가수익률은 약 24배 수준. 반면 테슬라는 2019년 3분기에 7분기만의 흑자(순이익 약 1,670억 원)를 남겼음에도 주가수익률은 약 80배 수준이었다. 일반적인 자동차 제조사와는 전혀 상황이 다르다. 


테슬라는 1월 29일 4분기 실적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실적 상승과 경영안정성, 주가 상승 등 여러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 하지만 테슬라의 주가 상승에 거는 기대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의 상황을 어떤 눈으로 바라봐야 할지 고심하게 된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테슬라, 셔터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