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전기차 시장 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대중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 뛰어드는 시점이라 서다. 하지만 보조금이 줄어드는 시점에서 전기차로 이익을 창출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차라고 하더라도 소비자는 시장의 가격에 맞춰 지갑을 연다. 자동차 제조사가 시장의 가격을 올리기는 어렵다. 따라서 규모의 경제를 이뤄 부품 값을 낮추고, 생산에 드는 비용을 줄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토요타와 닛산의 경우를 참고해보자. 


토요타는 2020년부터 양산형 전기차의 본격 출시를 시작한다. 2020년대 초반까지 10개 모델 이상을 갖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차종을 넘는 부품 공통화를 시작한다. 다른 자동차 제조사와 합작 개발을 진행하고 같은 부품을 사용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 토요타는 “다양한 종류의 전기차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려면 효율적인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토요타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중형 SUV, 미니밴, 소형차 등 다양한 종류의 차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개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형 SUV는 스바루와, 소형차는 스즈키와 다이하츠와 합작한다. 퍼스널 모빌리티 제품군도 준비한다. 2020년에 근거리 이동용 모델을 먼저 내놓을 예정이다. 


이 같은 행보의 중심은 토요타다. 여러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의 공통화를 꾀한 것. 전기차는 차급이 달라져도 같은 부품을 사용할 수 있다. 구동계도 같은 모터를 몇 개 쓰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토요타의 전략은 분명하다. 전기차의 제조원가를 낮춰 승기를 잡는 것이다. 토요타는 “전기차는 엔진차에 비해 수익을 내기 어렵다. 개발 및 생산에 드는 비용을 효율적으로 줄여야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닛산은 전기차의 생산 방식을 바꾼다. 전기차와 엔진차 등 여러 모델을 하나의 생산 라인에서 효율적으로 조립할 수 있는 방식을 개발했다고. ‘범용 구동계 장착 시스템’이 대표적인 부분이다. 자동 팔레트를 사용하여 구동계 전체를 한번에 장착하는 것. 차체를 스캔해 밀리미터 단위로 움직여 구동계를 자동으로 장착한다. 엔진차, 전기차 가리지 않고 같이 사용이 가능하며 27가지의 서로 다른 구동계 모듈을 달 수 있다. 


닛산은 이를 ‘지능형 공장’이라 부른다. 점점 자동차에 장착되는 기능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공정을 바꾸는 것이다. 닛산은 “점점 자동차의 장비가 늘어나고, 사양의 조합도 복잡해진다. 이에 대응하는 생산 관리는 필수적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숙련된 작업자의 동작을 수치화해 로봇에 적용하는 등, 자동화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노인과 여성의 작업이 더 쉬워질 수 있도록 개선한다고. 닛산은 이를 위해 토치기 공장에 330억 엔(약 3,565억 원)을 투자했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토요타, 닛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