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3세대 G80을 출시했다. G80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탄생을 이끈 중요 모델. 2008년 첫 선을 보인 1세대 모델과 2013년 등장한 2세대 모델은 현대 브랜드 아래 ‘제네시스’라는 이름의 모델로 팔렸다. 제네시스가 독립 브랜드로 출범한 이후에 G80라는 이름을 달았다. 제네시스의 글로벌 차명 체계인 ‘G + 숫자’를 국내에서 처음 사용한 모델이기도 하다. 

완전 변경 모델인 3세대 G80은 기존 모델 대비 35㎜ 넓고, 15㎜ 낮다. 제네시스는 차체 크기 변경에 대해 “후륜구동 세단이 갖출 수 있는 가장 세련된 비율과 당당한 모습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또한 제네시스의 대표적인 디자인 요소인 크레스트 그릴과 ‘두 줄’ 디자인의 쿼드램프로 웅장하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담아냈다고. 

3세대 G80의 디자인에는 첨단 기술의 인상과 클래식한 인상 모두 담아내려 노력한 흔적이 짙다. 쿼드램프 옆에서 시작돼 도어 상단부를 거쳐 후면부로 갈수록 점점 낮게 이어지는 ‘파라볼릭 라인(Parabolic Line)’으로 클래식의 감각을 표출했다면, 테일램프와 말굽(Horse shoe) 형태로 둥글게 음각 처리한 트렁크 표면은 독창적인 첨단 기술을 디자인으로 나타낸 부분.

3세대 G80의 실내 콘셉트는 ‘여백의 미’. 여유로운 공간을 추구하되 실내 배치를 최적해 다양한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A필러 두께를 줄이고 크래시패드 등의 높이를 낮춰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스티어링 휠의 절반을 기준 삼아 보는 부분인 ‘시계 영역’과 다루는 부분인 ‘조작 영역’을 나눴다. 

시계 영역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12.3인치 클러스터, 14.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주행 중 필요한 정보를 표시해 주행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 조작 영역에는 터치식 공조장치, 전자식 변속 다이얼, 터치 및 필기 방식의 통합 컨트롤러를 달아 조작의 직관성을 높였다. 

엔진 라인업은 3가지로 2.5 터보를 기본 모델로 두고, 다른 엔진을 옵션처럼 선택하는 구성이다. 각 엔진의 힘과 연비는 다음과 같다. 2.5 터보(최고출력 304마력, 최대토크 43.0kg·m, 복합연비 10.8km/L), 3.5 터보(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kg·m, 복합연비 9.2km/L), 2.2 디젤(최고출력 210마력, 최대토크 45.0kg·m, 복합연비는 14.6km/L).

G80의 모든 엔진은 CPA(Centrifugal Pendulum Absorber, 회전식 진동 흡수 장치) 토크 컨버터를 달았다. 엔진이 회전할 때 발생하는 진동의 반대 진동을 만들어 엔진 회전 진동을 상쇄해 이를 통해 실내 정숙성을 높이고 연비를 개선하는 기술이다. 디젤 2.2 엔진은 알루미늄 소재 블록을 적용해 무게를 20㎏ 줄였고, 볼 베어링 터보차저를 적용해 응답성을 높였다.

또한 가솔린 모델에는 듀얼 퓨얼 인젝션 시스템을 적용했다. 주행 조건에 따라 최적의 방식으로 연료를 분사하는 기술. 진동과 소음이 적은 다중 분사(MPi, Multi Point Injection)방식과 배기량 대비 높은 마력과 토크를 낼 수 있는 가솔린 직분사(GDi, Gasoline Direct Injection) 방식을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G80의 플랫폼은 제네시스 3세대 후륜구동 기반 플랫폼으로 차체를 낮춰 무게중심을 아래에 두어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또한 차체의 약 19%에 알루미늄 등 경량 소재를 적용, 공차중량을 기존 대비 125kg 줄였다. 동시에 핫스탬핑 공법으로 만든 초고강도 강판을 42% 확대 적용하고 평균 인장강도를 6% 높여 안전도를 확보했다.

앞 유리(윈드실드)와 모든 문에는 차음 유리를 달고 문 접합 부(도어 실링) 구조를 개선해 풍절음을 줄이고, 신규 엔진룸 방음 패드 및 공명음 저감 휠을 사용해 정숙성을 확보했다. 가솔린 모델에는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을 통해 노면 정보를 사전에 인지하고 서스펜션을 미리 제어해 차량의 상하 움직임 및 충격을 줄이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의 추가 적용 또한 눈에 띄는 부분. 고속도로 주행 보조 II (HDA II)는 방향지시등 스위치 조작 시 스티어링 휠을 제어해 차로 변경을 보조하거나 시속 20㎞ 이하의 정체 상황에서도 근거리로 끼어드는 차량에 대응한다. 또한 G80에 적용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운전 스타일 연동 기능’을 지원해 운전자의 주행 성향을 차가 스스로 학습,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는 것과 흡사하게 주행을 보조한다.

특히, 제네시스는 G80에 국내 최초로 프리액티브 세이프티 시트(PSS, Pre-active Safety Seat)를 적용했다. 프리액티브 세이프티 시트는 전방 충돌 또는 급제동/선회 예상 시 동승석 승객을 안전하게 지키고자 등받이를 앞으로 당겨 안전한 자세로 조정해준다.  제네시스 최초로 적용된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MCB, Multi-Collision Brake)은 주행 중 충돌 사고로 일시적으로 차량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자동으로 차량을 제동해 2차 사고를 막는다.

가격 구성은 기본 모델을 두고 장비 및 옵션을 고르고 추가금을 내는 포르쉐와 비슷한 방식이다. 제네시스는 이에 대해 ▲엔진 ▲구동방식 ▲컬러 ▲옵션 패키지 등을 고객이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는 ‘유어 제네시스(Your Genesis)’ 시스템으로 개인 맞춤형 상품을 제공한다고 평했다. 3세대 G80의 가격은 가솔린 2.5 터보 엔진 5,247만원, 가솔린 3.5 터보 엔진 5,907만원, 디젤 2.2 엔진 5,497만원부터 시작한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제네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