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이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과 신형 배터리 조합을 공개했다. 해당 플랫폼을 이용해 다양한 차급의 전기차를 만들어 시장을 공략할 계획. 쉐보레의 아이콘인 ‘카마로’를 전기차로 만들지도 모른다.


GM은 3월 4일(미국 현지 시간)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과 신형 배터리 ‘얼티엄’(Ultium)을 공개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략을 밝혔다. 핵심은 3세대 글로벌 전기차 플랫폼. 모듈식 차량 구동 시스템에 신형 배터리를 조합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모델을 만들어, 전기차 시대에도 여러 차급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GM은 신형 플랫폼과 배터리를 앞세워 규모의 경제를 꿈꾼다. 신형 글로벌 전기차 플랫폼은 SUV, 크로스오버, 승용모델, 상용차 제작에 모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얼티엄 배터리 또한 이를 위한 구성이다. 배터리 팩 내부에 파우치 형태의 셀을 배치하는 구조라서 차량 구성에 따라 배터리 공간 및 구조를 바꿀 수 있다. 용량도 50kWh에서 200kWh까지 다양하다.


GM은 얼티엄 배터리와 전기 모터의 조합을 통해 앞바퀴굴림, 뒷바퀴굴림, 네바퀴굴림 등 여러 구동계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내연기관과 다른 전기차만의 특징. GM은 현재 내연기관 차량 생산에 550가지의 구동계 조합을 사용하고 있으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사용하면 19가지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GM은 3세대 글로벌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해 “경제성을 중시하는 일반 전기차 모델부터 프리미엄 전기차, 상용 트럭 전기차, 고성능 퍼포먼스 전기차까지 다양한 범주에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쉐보레 카마로의 전기차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GM의 전기차 프리젠테이션 영상 중 카마로의 실루엣을 띄웠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GM에 따르면 미국 내 산업 전문가들은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2025년부터 2030년 사이 약 300만 대가 되리라 추정한다. 지금까지는 실용적이고 편안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전기차를 팔아왔지만, 전기차 시대가 되면 여러 차종에 대한 니즈가 생기기 마련. 스포츠카도 마찬가지다. 전기 스포츠카를 이용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포드가 머스탱 마하 E를 내놓으며 브랜드 아이콘의 이미지를 전기차에 더한 것처럼, 쉐보레 또한 카마로의 이미지를 전기차에 더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쉐보레는 카마로에 전기모터를 얹은 드래그 경주차를 만들어 시험한 경력이 있다. 2018년 등장한 eCOPO 카마로 콘셉트는 전기모터 2개와 배터리를 얹어 최고출력 700마력, 최대토크 82.95㎏·m의 무지막지한 힘을 자랑했다. 작동과 동시에 최대토크를 내는 전기모터 덕분에 드래그 경주에 잘 어울렸다. 


eCOPO 카마로 콘셉트의 시험 당시, GM의 퍼포먼스 라인업 및 모터스포츠 이사인 ‘러스 오 블렌즈’(Russ O Blenes)는 “eCOPO 카마로는 쉐보레 퍼포먼스 라인업 구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우리는 고성능 전기모터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기차 시대에도 고성능 스포츠카를 향한 수요는 분명할 것이다. 

한편, GM은 2023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최대 22개 모델까지로 늘릴 계획이다. 다양한 브랜드로 여러 모델을 출시해, 전 차급을 아우르는 수요에 대응한다고. 올해 4월에는 럭셔리 전기차 SUV인 캐딜락 리릭(Cadillac Lyriq)을 공개하고, 5월에는 GMC 허머 EV(GMC HUMMER EV)를 공개할 예정이다. 낭비의 대명사였던 허머가 전기차 시대에는 유지비가 상당히 줄어든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까? 유지비 적게 드는 전기 스포츠카의 시대도 기대하고 싶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