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이 소형 전기차인 아미(AMI)를 공개했다. 아미는 도심 속 공유 서비스 시장을 노리는 저속 전기차다. 매력적인 디자인, 높은 완성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세 가지 조건 모두 갖췄다. 


시트로엥은 아미를 공개하며 “우리는 지난 100년 동안 이동의 권리 보급을 위해 대담하고 창의적인 혁신을 지속해왔다. 이제는 100% 전기차인 아미로 새로운 시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한 아미의 재작 배경에 대해 “도심 속 환경 문제에 대응하려면 전기차를 몰아야 한다. 하지만 전기차는 비싸기에 누구나 쉽게 몰 수 있도록 아미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아미는 누구나 쉽게 몰 수 있다”는 시트로엥의 주장은 과언이 아니다. 일단 작아서 몰기 좋다. 아미의 길이×너비×높이는 2,410×1,390×1,520㎜에 불과하다. 게다가 프랑스에서는 운전면허 없는 14살도 아미를 몰 수 있다. 시트로엥에 따르면 프랑스의 교통 규정에서는 일정 규격, 일정 배기량 이하의 초소형 자동차는 운전면허증 없는 14살 아이도 몰 수 있다. 


다만 14살 아이들도 탈 수 있는 만큼 주행 성능은 낮은 편이다. 6kW(약 8.15마력)짜리 모터에 5.5kWh 리튬 이온 배터리를 달아 최고속도는 시속 45㎞이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70㎞다. 220V 소켓에 끼워 충전하면 완충까지 3시간이 걸린다. 르노 트위지와 마찬가지로 도심 내 짧은 이동에 적합해 보인다. 


좁지만 넓은 실내 공간은 아미의 자랑거리. 시트로엥은 실내 공간을 최적화하면서 넓은 개방감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실내 곳곳에 수납 공간을 만들고, 창문 크기는 키우면서 파노라마 루프를 달아 개방감을 높이고, 바깥의 햇살을 많이 받을 수 있게 만들었다고. 바디 라인 위의 50%가 유리라니 선탠하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시트로엥은 아미로 대중교통 수요 일부를 대체하고자 한다. 아미를 모는 방법은 3가지. 어디서나 바로 빌릴 때는 1분에 0.26유로(약 347원)다. 48개월 장기 렌트는 인수할 때 2,644유로(약 353만 원)를 내고 매월 19.99유로(약 2만 6,700원)를 내면 된다. 완전히 살 때는 6,000유로(약 801만 원)다. 프랑스 내 보조금 900유로(약 120만 원)를 반영한 가격이다.


시트로엥의 내공이 놀랍다. 시속 45㎞에 불과한 최고속도가 마음에 걸리지만 어차피 서울 시내 간선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50㎞다. 국내에서도 만나보고 싶을 정도다. 저속 전기차야 저렴한 편이라지만, 시트로엥이 만들었다는 점에서 가격을 납득할 수 있다. 직접 살 경우 보조금을 받아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을테니 기대가 크다. 


공유 서비스로서의 활용도 기대된다. 시트로엥은 대중교통보다 편안하며, 대여자만의 독립적인 공간이라는 점을 내세워 파리 내의 공유 서비스에 아미를 활용할 계획이다. 파리의 버스 요금은 1.9유로(1회권 약 2,530원)다. 2명이 같이 타고 이동한다면 교통 수요 일부를 대체하기 충분해 보인다. 다만 운전을 시작할 14살 아이들의 안전운전 지도는 필수일테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시트로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