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가 우한 공장의 재가동 일정을 연기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행보다. 현재 우한에는 르노, PSA, GM 등의 자동차 공장이 있다. 중국 내륙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는 동시에, 중국계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우한을 택한 것. 중국의 동펑자동차의 본사가 우한에 있다. 


하지만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공장의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심지어 우한만이 아니다. 중국 모든 지역에서 공장 재가동 시기를 뒤로 미루게 됐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를 위해 설 연휴를 2월 2일까지 연장했고, 상하이시는 각 기업에 2월 9일까지 조업을 재개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따라서 르노는 우한 공장의 재가동 시점을 2월 10일로 미뤘다. 혼다 또한 중국 톈진과 장쑤의 모터사이클 공장 재가동 시점을 2월 9일로, 상하이의 모터사이클 사업본부의 휴가도 2월 10일로 연장했다. 자동차 공장의 재가동 시점 또한 논의 중이다.


토요타 또한 중국 내 모든 공장의 재가동 시기를 연기할 계획을 밝혔다. 정확한 재가동 시점은 아직 잡지 않았다. 부품 공급의 문제도 있어서다. 현지 상황을 지켜보고 재가동 시기를 판단한다는 것이 토요타의 계획이다. 현재 토요타의 중국 내 생산량은 약 130만 대. 중국 수요에 맞춰 생산하기에, 우한 폐렴으로 인한 소비심리 감소에 맞춘 감산도 전망된다.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은 중국 경제의 위기가 될 수 있다. 확산 저지가 중요하다. 이에 실패한다면, 2월에 중국 전역의 공장 재가동이 이뤄져도 직원들이 출근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특히 우한에 자리한 공장이라면 더욱 출근 거부의 가능성은 높다.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는 중국이 가동을 멈추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수출과 수입이 느려지는 만큼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도 우려된다. 그리고 공장의 정상적인 가동이 이뤄진데도, 고급품 시장에서는 중국산에 대한 거부 반응이 따라올 가능성이 높다. 안타까운 일이다. 중국은 시장 규모 키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안정성 확보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 투자는커녕 시장을 조금씩 내주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 

현재 중국의 완성차 수입 관세율은 15%다. EU의 10%, 한국의 8%, 미국의 2.5%, 일본의 0%에 비하면 높다. 중국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쪽이 아직은 합리적인 이유다. 하지만 안정성이 떨어지는 곳에 투자를 늘리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차라리 본국 등 주요 기지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쪽이 이득이다. 중국은 ‘차이나 리스크’를 걷어내야 한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edito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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