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판매대수 1억대 이상,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터사이클인 ‘혼다 커브’ 시리즈의 신작이 등장한다. 이름은 ‘CT125 헌터 커브’(CT125 Hunter Cub). 1968년 선보였던 CT50, 1981년 선보였던 CT110의 계보를 잇는 모델이다. 아주 오래간만에 등장한 셈이다. 


혼다의 슈퍼 커브(Super Cub)가 1억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비결은 저렴한 가격과 편의성이다. 몸놀림이 안정적인데다 운전이 쉬워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는 모터사이클’로 평가받는다. 원형부터 ‘배달부가 한 손으로 몰 수 있는 모터사이클’을 목표로 설계했으니 당연한 일일까? 하지만 배달 등 운송 수단의 이미지가 너무 강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의 모터사이클은 점점 취미의 영역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어디까지나 운송 시장만 노릴 순 없다. 그래서 혼다는 슈퍼 커브를 바탕삼은 다양한 파생형 모델을 만들고 있다. 캠핑 등 오프로드 감성에 맞춘 크로스 커브, 슈퍼 커브의 고급화를 꾀한 C125가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 CT125 헌터 커브가 힘을 보탠다. 


CT125 헌터 커브는 C125를 바탕삼은 모델. 이름에 더한 T는 트레킹(Trekking)을 뜻한다. 혼다는 이를 ‘레저용 모터사이클’이라 부른다. 평소에는 가볍게 도로를 누비다가도 다양한 야외 활동에 사용할 수 있어서다. 그래서 차체도 손봤다. C125의 리어 프레임을 늘리고, 헤드 파이프 주위를 보강해 만들었다. 교외로의 여행, 숲길 트레킹 등 다양한 주행 상황을 고려했다고.


이처럼 프레임의 강성을 높이는 한편, 험로 주행을 고려해 최저지상고를 165㎜로 높였다. 엔진 아래에는 하부 보호대를 달아 울퉁불퉁한 장애물에 구동계가 긁히는 일이 없도록 했다. 앞 서스펜션(프론트 포크)도 수축 범위를 110㎜로 잡았다. 브레이크는 앞뒤 모두 디스크 방식이다. 앞바퀴에는 ABS가 작동한다. 


엔진은 C125와 같은 단기통 124㏄ OHC 방식이다. 변속기도 자동 원심 클러치를 이용한 4단 반자동이다. 왼발로 힘주어 레버를 밟아 변속한다. 대신 험로 주행에 맞춰 흡기 덕트를 위로 달고, 머플러 또한 위로 솟은 형태로 바꿨다. 혼다에 따르면 엔진은 저중속 영역대의 출력이 뛰어나 정지 가속, 순항, 화물 적재 주행 등 여러 상황에 용이하다고. 


CT125 헌터 커브는 6월 26일 일본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현지 가격은 44만엔(약 498만원). 국내에서는 465만원에 판매중인 C125의 일본 가격이 40만 7,000엔(약 46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도 같은 가격에 팔 수 있지 않을까? 


혼다코리아가 크로스 커브, 헌터 커브 등 젊은 감성을 노릴 수 있는 커브 시리즈를 들여오길 바란다. 비싸고 멋진 모델은 어디까지나 모터사이클을 타던 마니아들을 위한 선택지다. 모터사이클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겐 너무 부담스럽다. 스쿠터 등 작은 차급에서 모터사이클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멋진 선택지’가 늘어나야 한다. 아웃도어 입은 커브의 등장을 기대한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