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중국의 장성자동차가 GM의 인도 생산 기지 중 하나인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GM은 1995년 상하이자동차와의 합작을 통해 인도에 진출했다. 당시 지분율은 GM 93%, 상하이자동차 7%. 공장 4개를 세워 쉐보레와 오펠의 소형 모델을 생산해 팔고 수출했다. 

하지만 GM은 2017년 글로벌 구조 조정에 따라 인도 시장 판매를 그만뒀다. 일부 모델은 인도 공장에서 계속 생산해 수출하기로 결정했지만, 생산량이 줄어든 만큼 공장을 전부 돌리는 것은 무리다. 따라서 탈레가온 공장을 중국의 장성자동차에게 판 것. 거래 금액은 3억 달러(약 3,477억 원)로 추산된다. 연간 5만~7만대 수준의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중국과 인도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영토 경계를 두고 전쟁까지 벌인 사이라 서로를 경계할 수밖에 없는 사이라서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수출 정책과 더불어 자동차 시장 침체로 수출 시장을 개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래가 기대되는 인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당연한 상황. 

중국 자동차 시장은 2018년 최고점을 찍었다. 긴박한 성장세에서 벗어나 침체기를 겪는 중이다. 현재 중국의 가구당 자동차 보급률은 38% 수준. 한편, 인도의 가구당 자동차 보급률은 7%에 불과하다. 인도의 경제 성장과 함께 자동차 보급률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미리 점유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영국의 시장조사 기관인 LMC 오토모티브는 2026년에 인도가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 시장이 되리라 전망했다. 2018년 기준 판매대수는 660만대. 2008년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돈 되는 시장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잇따라 인도 진출 계획을 밝혔다. 장성자동차의 GM 공장 인수도 같은 배경이다. 

장성자동차는 이번 공장 인수에 대해 “인도의 투자환경은 양호하며 시장 성장세가 빠르다.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인도 시장 진출은 해외 전략에 있어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장성자동차는 향후 1년 이내 인도에서 생산을 계시할 전망이다. 

과연 중국 자동차는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까? 현재 인도시장의 대세는 스즈키와 현대다. 마루티-스즈키가 점유율 약 50%로 1위, 현대차가 10% 후반대로 2위다. 그 뒤는 마힌드라, 타타, 토요타, 폭스바겐, GM, 포드, 르노, 혼다의 순이다. 저렴한 로컬 기업이 글로벌 브랜드 대부분을 앞서는 상황. 

중국은 여기서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걸 것이다. 두 브랜드를 제외하면 글로벌 기업이 죄다 큰 힘을 쓰지 못하니, 오히려 가성비를 강조해 글로벌 브랜드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어서다. 스마트폰처럼 새로운 시장 개척에 성공할 것일까? 아니면 자동차 시장의 특수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질 것인가?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셔터스톡, 장성자동차, 현대자동차, GM인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