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S2000의 튜닝 부품이 출시된다. 첫 선을 보인지 20년 만이다. 

혼다 s2000 20주년 기념 시제차

<혼다 S2000 20주년 기념 시제차>

혼다 액세스(Access)는 혼다의 순정 액서서리 회사다. 1976년, 혼다 기술 연구소에서 용품 분야를 분사한 것이 시초다. 혼다의 계열사인 만큼 자동차에 딱 맞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바디킷, 서스펜션 등 성능에 관련된 부품은 물론, 실내용 매트 등 편의 용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특별 모델도 만든다. 혼다의 일반 모델에 공기 역학용 부품과 특제 서스펜션 등을 끼워 주행 성능을 높이고 ‘모듈로 X’라는 이름을 붙여 내놓는다. 

<혼다 S660 모듈로 X. S660을 바탕삼아 혼다 액세스에서 기획한 모델이다>

이들은 올해 도쿄 오토 살롱에서 S2000의 20주년을 기념해 새로 만든 특별 부품으로 꾸민 시제차를 선보였다. S2000은 1999년 첫 선을 보인 혼다의 컨버터블 스포츠카. 8,800rpm에서 최고출력을 내는 직렬 4기통 고회전 엔진을 앞에 얹고 뒷바퀴를 굴리는 프론트 미드십 구성에 힘입어 많은 스포츠카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았다. 단종 시기는 2009년. 

<혼다 S2000 20주년 기념 시제차>

단종된 지 10년 된 모델을 위해 새로운 튜닝 부품을 선보인 배경은 무엇일까? 혼다 액세스는 올해의 콘셉트가 ‘자동차를 통한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라고 밝혔다. 20년 전의 자동차 마니아도, 지금의 자동차 마니아도 같이 두근댈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고자 했다고. 그래서 다른 구형 모델들도 ‘지금의 젊은이가 봐도 멋진 자동차’를 목표로 개조해 부스에 세웠다. 

<구형 시빅을 요즘의 감각에 맞퉈 튜닝해 무대에 세운 모습>

S2000 20주년 기념 시제차의 부품 중 주요 포인트는 신형 범퍼. 20년 전의 차에 지금의 공기 역학을 적용해 주행 성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개발했다. 주행 중 마주하는 공기를 매끄럽게 정리하는 것이 포인트다. 주행 성능 개선을 위해 새로 개발한 서스펜션도 짝을 맞춘다. 모듈로 X 개발팀과 함께 주행 시험을 실시해 완성했다고. 부품은 4월 출시를 목표로 하며, 자세한 정보는 2월에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혼다 S2000 20주년 기념 시제차의 실내. 일부 부품도 교체할 수 있도록 신형 부품을 내놓는다>

혼다 액세스는 S2000의 신형 튜닝 부품을 두고 “20년째의 마이너 체인지(부분변경)”라고 부른다. 계열사에서 진행하는 일이라지만, 단종된 지 10년이 지난 차에 이런 정성을 들이는 것이 부럽다. 이런 시도는 브랜드 역사에 대한 자랑이자 한 시대를 풍미한 차와 소유주에게 보내는 존중이라 생각한다. 구형 모델의 소유주에겐 만족을, 미래의 구매자들에게도 안심감을 안길 수 있다.

<자동차 제조사의 사소한 시도도 자동차 소유주에겐 큰 만족감을 안길 수 있다>

구형 모델에 대한 향수는 신형 모델의 든든한 발판이 되기 마련. 하지만 몇몇 자동차 제조사들은 신 모델이 나오면 구 모델 이야기는 싹 지워버린다. 새 모델을 팔아야 하니 잊히길 바라는 것일까? 아니면 과거가 부끄러운 것일까? 구형 모델에 대한 존중은 중요하다. 당장 큰돈이 되지는 않는 일이지만 브랜드의 역사와 세계관을 만들 수 있다. 계속 언급되며 잊히지 않는 명차를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글 맹상운 칼럼니스트(Courtneyme@naver.com)

사진 혼다 액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