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일, 제네시스 북미법인이 2019년 미국 시장 판매 대수를 공개했다. G70의 인기에 힘입어 판매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는 점이 포인트다. 


2018년 미국에서는 1만 311대의 제네시스가 팔렸다. 한편, 2019년에는 2만 1,233대로 갑자기 1만대 이상이 늘었다. 비중은 G70 1만 1,901대(56%), G80 7,094대(33.4%), G90 2,238대(10.5%) 순이다. 2018년의 G70 409대, G80 7,662대, G90 2,240대의 판매고와 비교하면 커다란 차이다. G70이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장을 이끈 셈이다. 


시장 규모는 다르지만, 판단을 위해 국내 시장과 비교해보자. 2019년 대한민국에서는 총 5만 6,801대의 제네시스가 팔렸다. 그 중 G80은 2만 2,284대(39.2%), G90은 1만 7,542대(30.8%, EQ900 130대 포함), G70은 1만 6,975대(29.8%)의 비중을 차지했다. G80의 인기가 가장 높지만, 3개 라인업이 모두 고른 판매를 기록한 셈이다. 


이는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브랜드 파워의 차이로 보인다. 국내 시장에서는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좋은 편이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현대차가 만드는 고급 브랜드라는 상징성이 있다. 게다가 국산차다보니 AS 비용도 적고, 서비스 센터를 찾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미국에선 이런 이점이 희석되기 마련. 


그럼에도 미국에서 G70이 나름의 인기를 확보하고, 브랜드의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것은, 가격 대 성능비가 좋은, ‘잘 만든 차’에 대한 욕구를 채웠기 때문이 아닐까? 이에 대해 제네시스 북미법인은 “G70은 자동차 업계에서 18개의 상을 수상하는 전례 없는 성과를 올리며 2019년 전체 판매의 56%를 견인했다”고 자평했다. 


또한, 지난 10월 제네시스 북미법인에 합류한 마크 델 로소(Mark Del Rosso) CEO는 “새로운 제품으로, 새로운 차급의 소비자에게 다가설 것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강화해 우리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GV80 등 신형 모델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올해는 제네시스가 다시 시험대에 오르는 해다. GV80 외에도 2021년 말까지 SUV와 전기차의 추가를 공표했으니 신차를 계속 내놓아 이미지 재고를 노릴 것은 분명하다. 브랜드 형성의 시기인 지금은 모든 선택이 중요하다. 단순한 실수도 브랜드 가치 형성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모든 부분을 재고해 좋은 차를 연달아 내놓아야 한다.


잔소리가 길었다. GV80이 ‘좋은 차’가 되기를 기대한다. 순진한 기대일지 모르겠지만, “좋은 차는 브랜드를 살릴 수 있다”란 말이 통할 수 있을지 보고 싶어서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제네시스 북미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