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일본에서 ‘드라이브 레코더’ 기능의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대상은 ‘파킹 어시스트 플러스’ 기능을 적용한 신형 3시리즈, 7시리즈, 8시리즈, X5, X7의 5개 모델이다. BMW의 설명에 따르면 어라운드 모니터 용도로 사용하는 4개의 카메라를 이용해 자동차를 둘러싼 360° 환경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고의 경우 전 20초, 후 20초를 합쳐 총 40초 용량을 저장한다고. 


현재 자동차 블랙박스 시장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가 차량 설계부터 구상한 내장형 블랙박스의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기아차의 빌트인 캠이다. 화면의 해상도나 선명함은 블랙박스 전문 기업의 제품에 비해 부족한 인상이지만, 순정 보조 배터리를 달아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고, 앞 유리창의 시야를 가리지 않는다. 게다가  언제든 버튼을 눌러 원하는 영상을 따로 저장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BMW의 방식을 보면,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빠르게 블랙박스 기능을 순정으로 추가할 수 있어 보인다. 전용의 카메라를 따로 단 것이 아니라, 어라운드 뷰에 사용하는 카메라를 바탕삼아 영상을 저장하는 추가 기능만 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내부 저장소만 사용해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기능이다. 


하지만 해당 기능을 사용하려면 스마트폰에서 어플리케이션을 구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돈을 내야한다. 기술 실행이 가능한 하드웨어를 사는 것과, 소프트웨어를 사는 것은 별도라는 점에서 자동차의 생태계가 스마트폰을 참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애플 카플레이의 경우 유선 방식을 채택한 제조사의 경우 무상 사용이 가능하지만, BMW는 무선 방식을 채택해 돈을 내고 써야 한다. 한국에서 애플 카플레이의 무제한 사용에는 49만 9,000원이 든다. 


관련 내용을 다룬 <카 앤 드라이버>의 기사를 살폈다. BMW는 무선 카플레이가 다른 기능과 함께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데 상당한 비용을 들인다고. 업데이트의 경우 기존 시스템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연구 및 개발 비용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향후 자동차와 스마트폰의 연계가 강화될수록 스마트폰의 운영 체제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커질 것이며,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미래에 유사한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 기능을 지원하는 테슬라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BMW가 일본에서 드라이브 레코더 기능에 매긴 가격은 무제한 사용 2만 8,200엔(약 30만 3,700원)이다. 블랙박스 가격과 비교하면 약간 비싸게 느껴지지만 4채널의 장점을 생각하면 납득할 수 있다. 자율주행 관련 장비를 활용한 새로운 기능의 도입과 판매는 환영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납득 가능한 선에서 이뤄지길 바란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BM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