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동차 업계의 생산 감독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는 판매 실적 하락의 여파다.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은 전년 실적을 전혀 넘지 못하고 있다. 역성장의 계속이다. 중국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것일까? 혹은 일시적인 침체기일 뿐일까?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선 상당히 골치 아픈 상황이 됐다. 


중국 최대의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인 지리(Geely)는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제조사 중 하나다. 5~7월 사이 판매고를 전년과 비교하면 모두 20% 이상 가까이 줄었다. 중국 내 판매만 유지하다가는 훨씬 나쁜 성적표를 받아들 기세다. 링크 앤 코(Lynk & Co) 등 서브 브랜드 앞세워 수출 시장 활로를 개척하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전기차 제조사인 비야디(BYD)의 상황도 좋지 않다. 올해 7월은 전년 대비 판매가 17%나 줄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줄인 여파가 계속 되면서 판매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심지어 GM의 합작회사인 상하이 GM도 18% 하락을 기록했다. 


중국 자동차 공업 협회는 “부동산 관련 지출과 부채의 압박이 자동차 구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 생산과 판매 모두 전반적으로 침체된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자동차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가 늘어났을 뿐더러, 미-중 무역 마찰의 장기화 또한 전체적인 소비 심리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 정부는 자동차 업계의 생산 능력 과잉 문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것으로 이에 대응할 계획이다. 8월 31일, 중국 톈진 시에서 열린 자동차 산업 국제 포럼에서 중국 발전 개혁위원회는 “과도한 생산 능력을 적당하게 맞추지 못하는 자동차 제조사는 도태된다.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감독을 강화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중국에 투자한 자동차 제조사들이다. 자동차 제조업은 생산 대수 조절의 폭이 상당히 좁다. 공장 가동률을 80% 이상 유지해야 선순환이 가능하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생산 감소를 요구하는 상황.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중국 정부는 올해 1월 ‘자동차 산업 투자 관리 규정’을 내세워 전기차가 아닌 일반 승용차 제조사의 신규 설립을 금지했다. 


중국이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 경기 호황과 보조금 지급에만 의존해온 산업 확대는 끝을 맞을 수밖에 없다. 보조금 없이도 팔릴 전기차를 만들고, 자국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에서 겨룰 수 있는 차를 팔아야만 한다. 시간이 지나면 자국 경제가 흔들려도 바깥에서 돈을 벌어오는, 내실 갖춘 회사만 남게 될 것이다. 중국 자동차 산업에 과연 광풍은 몰아칠 것인가? 다시 한 번 자동차 세력권이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셔터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