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 미니가 설립 60주년에 맞춰 전기차 ‘미니 쿠퍼 SE’를 공개했다. 3세대 미니 3도어 모델을 바탕삼아 만든 전기차다. 이제 전기차도 ‘미니 스타일’의 시대다. 


BMW 그룹은 3세대 미니를 설계할 때 전동화 모델을 포함한 라인업 확장을 목표로 했다. 그래서 미니 쿠퍼 SE도 최소한의 개조를 더해 전기차 티를 냈다. 전기차 전용의 폐쇄형 그릴과 독특한 휠을 달고, 레몬빛의 노란색 장식을 곳곳에 붙였다. 얼핏 보면 전기차 콘센트를 닮은 ‘E’로고, 사이드 미러 커버, 바퀴 테두리의 장식이 상큼한 분위기를 더한다. 


하지만 멋만 낸 건 아니다. 공기저항을 줄여 효율을 높이고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설계가 적용됐다. BMW 그룹은 설명 자료를 통해 “전기모터는 냉각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래서 폐쇄형 그릴을 적용해 공기저항을 줄였다. 또한, 머플러가 없는 만큼 뒷범퍼 하단도 다시 설계해 공기역학 성능을 높였다”고 밝혔다. 


실내의 분위기도 익숙하다. 레몬빛 시동버튼과 대시보드 줄무늬 장식, 디지털 계기판 등의 구성이 조금 다를 뿐. 오디오는 미니 쿠퍼 S 컨버터블과 같은 하만카돈 시스템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계기판에는 배터리 충전 상태, 주행 가능 범위, 주행 모드 등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충전 시에는 충전 진행 상황 및 완충 예상 시간 등의 정보를 띄운다. 


미니 쿠퍼 SE의 보닛 아래엔 전기모터가 자리한다. 최고출력은 135kW(약 184마력), 최대토크는 270Nm(약 27.5㎏·m)이다. 앞바퀴를 굴리며 0→시속 60㎞ 가속에 3.9초, 0→시속 100㎞ 가속에 7.3초가 걸린다. 최고속도는 시속 150㎞. 배터리 용량은 32.6kWh.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35~270㎞ 사이다. 공차중량은 1,365kg다.


미니 쿠퍼 SE는 월박스 충전기를 이용할 경우 최대 11kW의 출력까지 대응한다. 2시간 30분에 80%를 충전하고, 완전 충전까지는 3시간 30분이 걸린다. 충전량 80% 이상부터 배터리 보호를 위해 출력을 낮추기 때문. 급속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최대 50kW 출력까지 대응한다. 80% 충전까지 35분이 걸린다. 


BMW는 전기모터가 엔진보다 훨씬 가볍기 때문에 미니의 앞뒤 무게 배분을 조화롭게 다듬을 수 있었으며, 배터리를 낮게 달아 무게중심도 낮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미니 특유의 카트를 닮은 운전 감각을 더욱 강화했다고. BMW i3에서 선보였던 1페달 주행도 가능하지만, 이제는 토글스위치를 이용해 가속 페달을 떼었을 때의 회생 제동량을 운전자가 결정하도록 했다. 


배터리는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 바닥에 자리한다. 미니 쿠퍼 S에 비해 30㎜ 이상 무게 중심이 낮은 만큼 더 좋은 핸들링을 기대할 수 있겠다. 한편 트렁크 공간이나 실내 공간은 미니 3도어 모델과 같다. 다만 3도어 모델에 비해 지상고가 높다. 바닥에 고전압 배터리를 넣다보니, 지면과 여유 공간을 두려 지상고를 18㎜ 높여서다. 안전을 위해 전원은 충돌 시 즉시 꺼진다. 


신형 미니 쿠퍼 SE는 영국 옥스포드 공장에서 11월부터 생산된다. BMW 그룹은 미니 쿠퍼 SE의 전 세계 동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BMW 그룹은 “60년 전의 클래식 미니는 혁신적인 설계를 통해 최소의 크기에 최대의 실내 공간을 갖춘 도시 이동성의 선구자였다. 이제 미니 쿠퍼 SE가 다시 한 번 선구자로서 자극을 안길 것이다”고 밝혔다. 


미니의 부회장 베른트 코버(Bernd Koerber)는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다. “2008년, 미니 E로 우리는 전기 모빌리티의 길을 개척했습니다. BMW 그룹 최초의 전기차였던 미니 E는 개성과 시대정신을 지키며 파격을 더했고, 많은 분들이 미니 E의 주행 감각에 대해 칭찬해 주셨죠. 이처럼 전동화는 미니 특유의 고 카트를 닮은 감각과 동의어입니다. 이제 선보이는 신형 전기차(쿠퍼 SE)는 지속 가능한 미래로의 도약이자 도시 이동성의 해결책입니다. 이제는 미니 스타일의 전기 모빌리티가 필요할 때입니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BMW 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