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 소더비(RM Sotheby)가 이탈리아 코모 호수에서 열리는 클래식카 축제,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Concorso d’Eleganza Villa d’Este)에 맞춰 특별 경매를 준비했다. 이탈리아의 카로체리아 자가토(Zagato)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자가토가 만든 4대의 모델이 등장할 예정이다.




자가토는 1919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우고 자가토(Ugo Zagato)가 설립한 카로체리아. 피아트, 알파로메오, 란치아, 페라리, 마세라티, 애스턴 마틴 등 수많은 브랜드의 차체와 디자인을 맡은 명문이다. 특유의 디자인 요소인 더블 버블(Double Bubble)이 유명하다. 공기방울 2개가 나란히 붙은 것처럼 지붕에 유려한 곡선을 더하는 디자인 수법이다. 




RM 소더비는 이번 경매에서 가장 주목할 차로 1955년식 피아트 8V 쿠페 바이 자가토(1955 Fiat 8V Coupé by Zagato)를 뽑았다. 단 26대만 생산된 차 중 하나다. 첫 소유주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이 차를 받았다.




이후 1970~1980년대에는 밀레 밀리아를 포함한 각종 클래식카 레이스 및 이벤트에 참여하는 등 스포츠카 용도로 이 차를 사용했다고. 최근에는 완벽히 복원을 마친 상태다. 경매 예상가는 160만 유로(약 20억 5,000만 원)에서 180만 유로(약 23억 원) 사이다. 그림의 떡이다. 





이번 경매에 등장하는 자가토 모델 중 가장 저렴(?)하지만 가장 귀여운 차가 있다. 1959년식 피아트-아바스 750 GT 더블 버블 바이 자가토(Fiat-Abarth 750 GT ‘Double Bubble’ by Zagato)다. 피아트 600을 바탕삼아 만들었지만 가벼운 차체에 750㏄ 엔진을 얹어 운전이 즐겁다는 평을 받는 차다.




RM 소더비에 따르면 해당 매물은 경량 크랭크샤프트를 적용한 밀레 밀리아 엔진을 얹은 희귀사양인데다, 최근에 복원을 마쳐 클래식카 콩쿠르에 나가거나 클래식카 레이스에도 나갈 수 있다고. 경매 예상가는 10만 유로(약 1억 2,825만 원)에서 20만 유로(약 2억 5,651만 원) 사이. 최저가로 살 수 있다면야… 갖고 싶어 안달이 난다.




1966년식 란치아 플래미니아 슈퍼 스포트 3C 2.8 바이 자가토(Lancia Flaminia Super Sport 3C 2.8 by Zagato)도 있다. RM 소더비의 설명에 따르면 개인이 장기 소유한 이력이 있으며, 빨간색 가죽 인테리어와 슬레이트 회색 차체의 조합이 매력적이라고.




이들은 “20세기 중반 이탈리아 디자인의 우아함을 보여주는 아주 멋진 예”라고 극찬했다. 경매 예상가는 23만 유로(약 2억 9,498만 원)부터 28만 유로(약 3억 5,911만 원) 사이다. 요즘의 자동차와는 확연히 다른 고상한 멋이 슬쩍 느껴진다. 




마지막 스타는 애스턴마틴 뱅퀴시 자가토 슈팅 브레이크(Aston Martin Vanquish Zagato Shooting Brake). 애스턴마틴과 자가토의 최신 협업 모델로 2016년 콩쿠르 델레간차 빌라데스테에서 처음 공개된 모델이다. 단 99대만 생산하며 경매에 오른 차는 12번째 모델. 자가토 특유의 디자인을 현대적인 자동차에 구현했단 평을 받는다. 특히 맞춤제작이기에 각 차마다 약간씩 특성이 다르다. 경매 예상가는 약 65만 유로(약 8억 3,365만 원)에서 85만 유로(약 10억 9,016만 원) 사이다. 




RM 소더비는 “전설적인 이탈리아 카로체리아 자가토의 창립 100주년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 자가토의 놀라운 디자인을 자랑하는 4대의 자동차를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RM 소더비가 맡은 자가토 100주년 기념 경매는 콩쿠르 델레간차 빌라데스테의 공식 경매로 5월 25일 진행될 예정이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자가토, RM 소더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