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에 붙는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 보조금을 50% 줄였다. 2020년에는 보조금 지급을 완전히 중단할 방침. 기존에는 1회 충전 주행거리 150㎞ 이상부터 주행거리를 기준 삼은 보조금 단계별 지급 방침을 유지했지만, 이제는 250㎞ 이상부터 보조금을 지급하며, 최대 5만 위안이었던 보조금을 최대 2만 5,000위안으로 줄였다. 


이는 목표치 달성을 앞두고 시장을 개방하는 중국 정부의 의향이 담긴 부분이라 본다. 중국차가 아닌 외산차까지 보조금을 지급할 필요는 없어서일까? 2018년 중국에서는 총 125만 대의 신에너지 자동차가 팔렸다. 2020년 목표치는 200만 대. 점차 신에너지 자동차의 판매 비율 쿼터를 높여나가면 쉽게 달성할 수 있다. 


특히, 중국 내 토종 브랜드만이 아닌 세계의 대중 브랜드, 프리미엄 브랜드의 본격적인 전기차 출시가 예상되는 2020~2025년 사이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보조금 중단은 소비자의 구입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뚜렷한 장점을 만들어 이를 극복하거나, 제작 단가를 낮춰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응이 어려울 브랜드도 분명 있다. 보조금을 앞세워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파고 들었던 BYD 등의 제조사들은 보조금이 없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BYD 전기 SUV EV360의 소비자 구매 가격은 약 9만 위안(약 1,526만 원)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보조금 절감에 따라 소비자 구매 액수는 약 200만 원 가량 오르게 됐다. 


이후 중국 내 전기차 보조금 폐지가 되면 시작가는 약 2,000만 원 정도가 된다. 싼 가격만을 이점 삼았을 경우, 싼 가격이 없어지면 정체성을 잃는 셈이다. 따라서 브랜드 이미지 상승을 위한 다른 계책이 필요하다.


BYD는 디자인 개선을 통해 미래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 한다. 최근 광동성 심천 본사에 디자인 센터를 세웠다. 오히려 디자인 센터가 없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지만. BYD는 “지금까지 국내외에 산재해있던 약 200명의 디자이너를 새로운 시설에 모아, 디자인 개발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BYD의 디자인 센터 면적은 1만 2,600㎡. 자사 디자이너 200명 외에도, 외부 디자인 직원 100명 정도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자동차 외에도 다양한 제품 모형을 만들 수 있도록 설비도 갖췄다. BYD의 주력은 전기차지만, 모노레일 등의 디자인 설계도 하고 있다. 수주 확대를 목표로 한 부분이다. 


중국의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 폭은 어느 정도일까? BYD는 2018년 약 25만대의 신에너지 자동차를 팔았다. 중국 최고라지만 향후 경쟁은 보장할 수 없다. 특히 2020~2025년부터는 전 세계의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 공략이 시작된다. BMW,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는 물론, 현대, 폭스바겐, 기아, 토요타, 혼다 등 대중 브랜드의 전기차도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야 가격 영역이 다르다지만, 대중 브랜드들이 질 좋고 저렴한 전기차를 들고 온다면 중국 브랜드들은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대항하기 어려워진다. 자기 브랜드를 사야할 명확할 이유를 제시해야 살아남는다. 로컬 소비자에게 통할 디자인 등 브랜드 특성을 잘 골라 강화해야 한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각 제조사, 셔터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