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르망 24시가 끝났다. 안정적인 운영을 펼친 토요타가 종합우승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가장 흥미로웠던 카테고리는 GTE 프로였다. 페라리, 포르쉐, 포드, 쉐보레, BMW 등이 팽팽한 자존심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화면 너머에서도 24시간 내내 서로를 견제하며 달리는 이들의 긴박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기왕이면 저렴한 차가 비싼 차를 이기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이들 중 가장 저렴한(?) 콜벳을 응원하다가 아쉬움에 속상하기도 했지만. 


이제 2020년 9월 이후에는 각 브랜드들이 하이퍼카로 WEC(FIA 세계 내구레이스 챔피언십)를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6월 14일 ACO(Automobile Club de l'Ouest, 프랑스 서부 자동차 클럽, 르망 24시를 주관한다)가 신기술 규정을 최종 확정하면서, 토요타가 GR 슈퍼스포츠로 참가 의사를 밝혔다. 


GR 슈퍼 스포츠는 지난 2018년 1월 토요타가 공개한 콘셉트다. TS050 하이브리드 레이스카의 구동계를 얹은 1,000마력짜리 하이퍼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세부 성능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지만 토요타 자동차 본사와, 토요타 모터스포츠(TMG, Toyota Motorsport GmbH)에서 개발 중이다. 


GR 슈퍼 스포츠는 V6 2.4L 트윈 터보 엔진에 전기모터를 맞물린다. 이를 바탕삼아 만든 레이스카로 르망 24시 하이퍼카 카테고리에 참가할 예정. 애스턴 마틴 발키리 하이퍼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애스턴 마틴 발키리의 이점은 천재 설계자 아드리안 뉴이(Adrian Newey)가 개발에 참여한다는 것. 


토요타 가주 레이싱(Gazoo Racing)은 GR 슈퍼 스포츠 콘셉트를 공개할 당시, “양산차를 개량해 스포츠카를 만드는 것이 아닌, 레이스카를 바탕으로 스포츠카를 만든다. 모터스포츠 활동을 통해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고자 한다. 우리가 목표하는 차세대 스포츠카를 GR 슈퍼 스포츠 콘셉트에서 느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GR 슈퍼 스포츠 레이스카의 개발에 관여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새로운 시대의 WEC와 르망 24시에서 다른 스포츠카 제조사들과 함께 경쟁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계속 도전을 거듭할 것”이라며 다른 스포츠카 제조사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다음은 토요타 가주 레이싱의 토모야마 시게키(友山茂樹) 회장의 말이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새로운 시대의 내구레이스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레이싱 팀만이 아닌 스포츠카 제조사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팬 여러분과 우리의 경쟁자들도 새로운 시대의 WEC와 르망 24시를 기대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토요타, 애스턴 마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