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기차 제조사 니오(NIO)가 100억 위안(약 1조 7,158억 원)을 조달해 공장 구축에 나섰다. 지금까지는 장화이자동차(JAC)에 생산을 위탁했다. 이제 직접 생산 체제를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세계 시장 수출을 노리는 이들의 경쟁력은 가볍게 볼 수 없다. 어쩌면 미래에 등장할 제네시스 전기차의 경쟁자가 될지도 모른다.


니오는 중국계 전기차 제조사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존재다. 지금까지의 중국차처럼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지 않고, 성능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니오는 1,360마력 전기 슈퍼카 EP9로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6분 45.9초를 기록하며 자동차 업계에 충격을 안긴 이력이 있다. 성능과 패키지의 이점을 앞세워 제 값(?)을 받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


니오는 2020년 미국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 주력 모델이 될 ES8 SUV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커다란 실내, 강력한 성능을 어필한다. 휠베이스는 3,010㎜. 직접적인 경쟁 모델은 아니지만 현대 팰리세이드의 2,900㎜보다도 길다. 실내는 3열 구조로 6인승과 7인승으로 나뉜다. 가격은 44만 8,000위안(약 7,686만 원)부터 시작한다.(보조금 적용 전)


성능도 인상적이다. ES8 SUV의 최고출력은 480kw(약 652마력), 최대토크는 840Nm(약 85.6㎏·m)에 달한다. 네바퀴 전부를 굴리며,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4.4초다. 70kW 배터리를 달아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55㎞(NEDC 기준)다. 차체에는 알루미늄을 사용해 비틀림 강도가 44,140Nm/°에 달한다.


니오에 따르면 ES8 SUV에는 전면 카메라, 외장 카메라 4개, 레이더 5개, 초음파 센서 12개, 드라이버 모니터 등 23개 센서가 달려 운전자를 보조한다. 모빌아이 칩셋을 사용해 연산능력이 뛰어나다고. 주행 보조 시스템을 계속 업데이트 해서 소비자들이 강력한 주행 보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니오가 관심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배터리 교체형 충전 시스템이다. 급속 충전 시스템을 이용하면 10분 충전에 100㎞를 달릴 수 있다. 그런데 니오가 준비하는 배터리 교환소에서는 3분이면 충분하다. 로봇팔이 알아서 배터리를 분리하고, 완충한 배터리로 갈아끼우는 방식. 니오는 2020년까지 1,110개 이상의 24시간 배터리 교환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니오의 앞날은 밝아보인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는 상태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중단할 계획인데다, 니오는 2018년 185억 위안(약 3조 1,742억 3,000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들이 수출 등 판매 확대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니오가 적자를 극복하고 살아남는다면 향후 등장할 제네시스 전기차의 경쟁상대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들의 가격대는 7,000~8,000만 원 대. 프리미어 브랜드와 경쟁을 위해서는 다양한 첨단 기술과 알찬 구성 등 뚜렷한 상품성을 내세워 소비자를 유혹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런데 이는 제네시스가 가야하는 길과 겹친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