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0억 달러(약 234조 원) 규모의 중국 제품에 붙는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지난 10개월 간 중국은 500억 달러 규모의 하이테크 제품에 25%를, 2,000억 달러 규모의 다른 상품에는 10% 관세를 지불해왔다. 허나 금요일(10일)에는 10%가 25%로 오를 것이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권은 중국의 지적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2018년 7월부터 3차례의 추가 관세를 발동했다. 미국은 연간 약 5,000억 달러(약 585조 원) 이상의 제품을 중국에서 수입한다. 지금까지는 500억 달러(약 58조 5,000억 원) 어치의 제품에 25% 관세를 매겼다. 현재 10% 관세 대상인 2,000억 달러 규모(약 234조 원)에 15% 관세를 추가해 25%로 올리면 타격이 크다.




이는 미-중 무역 협상을 앞둔 상태에서 꺼낸 압박이다. 중국의 류허(劉鶴) 부총리는 8일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과 무역협상을 진행할 예정. 미국에게 있어 중국과의 무역 비중은 8%대. 허나 무역적자의 절반 가량이 중국에서 생긴다. 중국에게 있어 미국과의 무역 비중은 18%대. 그런데 무역 흑자의 65%가 미국에서 나온다. 미국이 돈줄을 막을 카드를 보여준 셈이다. 




이번에 추가 관세안을 꺼낸 2,000억 달러 규모의 품목엔 자동차 부품, 전자 부품, 화학 제품, 식료품 등이 포함됐다. 자동차 산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다. 미국은 추가 관세 대상품목 중에서 중국에서만 조달할 수 있는 특별 품목은 제외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하지만 수많은 기업들의 요청을 모두 해결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3,250억 달러(약 380조 원)의 추가 상품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지만 곧 25%를 부과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중국과 무역협상을 계속하고 있지만, 그들이 재협상을 시도해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가 관세 도입을 언급해 무역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단기전으로 가려는 의향으로 보인다.




만일 미-중 무역 협상의 결렬로 추가 관세가 실제로 발동된다면, 중국 내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 해외 기업의 경우 중국 내 생산 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등의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공급망의 변경은 쉽지 않기에 문제다. 품질 관리 및 이를 준수하는 시설 완공은 몇 년이 걸린다. 그 사이 시장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대결의 심화에 따라, 이에 영향받지 않고 꾸준히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한국 기업의 자리잡기가 더 유리해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특히 저가 시장은 관세의 영향이 크다. 저가 시장은 가격 경쟁력으로, 고가 시장은 기술력을 앞세워 중국계 배터리 제조사를 견제할 기회가 될 수 있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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