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 중국의 지리(吉利)가 쿠페형 SUV ‘싱위’(星越)를 출시했다. 볼보 XC40과 같은 CMA 플랫폼을 사용한 모델. 지리는 싱위를 “쿠페형 SUV 중 세계 최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구동계를 옵션에 적용한 모델”이라 부른다. 나름 신선한 주장이긴 한데,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이미 PHEV를 적용한 모델은 수없이 많아서다. 


지리는 싱위를 발표하며 다음과 같이 전략을 밝혔다. “우리의 목표는 전 세계 시장에 뛰어들어 최고의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자동차 개발 전략을 구현한다. 향후 10년 간 최첨단 제조사가 될 수 있도록 모듈러 차량 구조를 개발했다. CMA 플랫폼을 이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고급차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을 출시한다. 첫 모델이 싱위다.”


지리 싱위는 1.5L 터보, 1.5L 터보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2.0L 터보, 1.5L 터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구동계를 얹는다. 판매의 중심이 될 2.0L 터보 엔진은 볼보자동차에서 가져온 기술을 활용해 만들었으며, 아이신제 자동 8단 변속기를 맞물린다. 최고출력은 237마력, 최대토크는 35.7㎏‧m이다. 0→시속 100㎞ 가속엔 6.8초가 걸린다. 


1.5L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76마력, 최대토크 26㎏‧m을 낸다. 지리와 볼보가 함께 개발한 엔진. 자동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맞물리는데, 지리에 따르면 전달 효율이 업계 최고인 97% 수준이다. 변속에는 0.2초가 걸린다. 여기에 옵션으로 지리가 독자 개발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할 수 있다. 


지리에 따르면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하면 최고출력이 190마력으로 늘어나고, 엔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1.5 터보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연비는 17.8㎞/L(중국 기준)다. 연비를 위해 가변 그릴을 달아 공기 저항과 엔진 온도 제어 등 필요에 따라 그릴을 열고 닫는다. 


PHEV 모델은 1.5L 터보 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해 시스템 출력 258마력을 낸다. 시스템 토크도 42.3㎏‧m으로 훌쩍 높였다. 배터리는 11.3kWh, 15.2kWh 중 고를 수 있다. 11.3kWh 배터리는 전기로만 56㎞를 달릴 수 있다. 충전에는 90분이 걸린다. 15.2kWh 배터리는 전기로만 80㎞를 달릴 수 있다. 충전에는 105분이 걸린다. 


다양한 편의장비도 인상적이다. 운전자의 얼굴을 인식해 좌석 위치, 사이드 미러,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 차량 설정을 자동으로 바꾸며, 운전자가 눈을 자주 깜박이거나 하품을 자주하는 등 피로 증상을 보일 경우 이를 읽어 운전자에게 휴식을 권한다. 또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정체 운전 지원,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등 레벨 2의 자율주행 수준을 구현했다. 


보쉬에서 개발한 자동 주차 시스템도 적용했다. 주차장을 자동으로 스캔해 버튼 하나로 주차가 가능하다. 9인치 풀 컬러 HUD, 보행자 감지 긴급 제동, 후방 충돌 경고, 차선 변경 지원, 사각 지대 탐지 등의 기능도 붙는다. 싱위의 가격은 13만5,800위안(약 2,338만원)부터 20만8,800위안(약 3,595만 원, PHEV). 


만일 국내 시장에서 붙는다면 어떨까? 니로 PHEV의 가격이 3,452만 원(노블레스)부터 3,674만원(노블레스 스페셜)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상대는 되지 못한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선 싱위의 성공 가능성이 있다. 같은 가격이면 더 큰 차를 원하는 이들도 있다. 게다가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이나 편의장비에서도 점점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싱위의 길이×너비×높이는 4,605×1,878×1,643㎜. 휠베이스는 2,700㎜다. 니로와 비교하면 휠베이스는 같지만 길이 250㎜, 너비 73㎜, 높이 98㎜ 더 크다. 한국차의 장점 중 하나인 첨단 편의장비 구성 및 가격 대 성능비를 중국차가 따라오고 있는 지금, 이들이 대량 양산에 돌입하며 가격을 더 낮춘다면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