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동차 제조사 지리(Geely)가 중국산 로터스(Lotus)를 준비 중이다. 중국 후베이 성(湖北省)의 중심지인 우한(武漢)에 공장 건립을 시작했다. 완공 시점은 2년 후. 연간 15만 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영국 바깥에서 처음으로 로터스의 생산을 시작하게 되는 셈이다. 볼보(Volvo)나 폴스타(Polestar) 또한 일부를 우한 공장에서 생산할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우한 공장은 로터스 SUV 생산을 위한 전초 기지다. 지리는 SUV 외에도 판매량을 높일 프리미엄 모델을 대거 추가할 계획이다. 로터스는 창립 70주년을 맞은 지난해에 총 1,630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이는 페라리의 1/5 정도다. 하지만 마니아를 상대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로터스의 성격을 고려하면 분명한 성장세다. 



지리는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을 위해 볼보에 이어 로터스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이를 위해 로터스에도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모델을 더할 예정. 이는 로터스의 라인업 확장에 필수적인 요소다. 그런데, 전동화 모델은 영국이 아닌 중국에서만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배터리 및 모터 등 주요 부품의 수급 안정성 때문이다. 



한편, 로터스는 엘리스, 엑시지, 에보라의 후속 모델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로터스의 필 포팸(Phil Popham) CEO에 따르면 지리 산하의 5년 계획 중 신형 플랫폼 제작이 있다고. 하지만 신형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전에는 기존 플랫폼을 이용한 개량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존 플랫폼을 바탕삼아 인체공학적인 요소를 더해 타고 내리기 쉽게 만들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또한 개선해 일상적인 사용에 더 적합하게 만들 계획이다. 이후 완전 신형 플랫폼을 사용해 라인업을 늘린다. 신형 모델을 추가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계획으로 보인다. 다만 어떤 성향의 모델이 추가될지는 밝히지 않았다. 슈퍼카가 추가될 수도 있다. 




지난 1월, 로터스는 윌리엄스(Williams Advanced Engineering)와 함께 공동 연구 파트너십을 맺었다. 루머에 따르면 두 회사가 힘을 합쳐 새로운 하이퍼카를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 F1에서 활동하는 윌리엄스의 고성능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고, 브랜드 이미지에 전동화를 더한다는 전략이라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로터스의 필 포팸 CEO는 미래에는 라인업 전체를 전동화 모델로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은 더욱 중요한 일이 남아있다고. 현행 라인업의 교체다. 경쟁을 위해서는 신형 스포츠카가 필요하다. “로터스에는 장기적인 사업 계획, 제품 계획, 투자가 필요합니다. 이제 우리는 계획을 굳혔습니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로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