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클래식카 문화가 슬슬 자리를 잡는 중이다. 원하는 차가 있다면 지금이 적기가 아닐까 싶다. 아직은 해외 시세에 비해 국내 시세가 저렴해서다. 수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시세라지만, 국내에서도 옛 모델들의 값이 성큼 오르고 있다. 향후 클래식카를 향한 취향이 다양해지고, 수요가 늘어난다면 한국 시장만의 독특한 성격이 나올 것 같다. 



요즘 세계 클래식카 경매 시장에서 핫 한 차들은 1990년대 자동차 들이다. 적당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을 뿐더러, 향후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물론 1990년대 자동차 모두가 잘 나가는 건 아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스포츠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기함, 스포츠카 등이 유망주다. 



특히 토요타 수프라, 혼다 NSX 등은 향후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모델들이다. 지난 5년 간 평균 경매가가 39% 가까이 오를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물론 양산대수가 많은 차이니, 제 컨디션을 갖춘 차에 한정해서다. 일례로 1997년식 혼다 인테그라 타입 R은 최근 바렛-잭슨(barrett-jackson) 경매에서 6만 3,800달러(약 7,289만 원)의 가격에 낙찰됐다.



RM 소더비의 기록도 살펴봤다. 주행거리가 2만㎞에 못 미치는 1994년식 토요타 수프라가 17만 3,600달러(약 1억 9,833만 원)에 낙찰됐다. 혼다 NSX는 경매에서 10만 달러(약 1억 1,425만 원) 정도를 호가한다. 그란 투리스모와 같은 비디오 게임 또는 이니셜 D 등 일본차를 다루는 미디어의 영향이 가격 상승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독일차 마니아라면 프리미엄 브랜드의 특별 모델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1990~2000년대 자동차들의 매력이 재조명 되는 중이다. 해거티(Hagerty)에 따르면 1990년대 메르세데스-벤츠 SL의 인기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또한 2000년식 BMW M3의 가치가 22% 상승하기도 했다. 특유의 주행 성능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는 모델. 



올해 4월 열린 RM 소더비 에센(Essen) 경매에서는 1999년식 BMW L7이 약 2만 3,000유로(약 2,957만 원), 1991년식 메르세데스-벤츠 560SEC가 3만 9,100유로(약 5,027만 원)를 기록했다. 1990년식 560SEC AMG 6.0 와이드 바디 모델의 경우에는 14만 9,500유로(약 1억 9,221만 원)나 됐다. 



주머니가 가벼워도 클래식카로 재테크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블룸버그>에 따르면 처음엔 가치가 낮았으나 SNS 등으로 재조명되어 컬트적인 인기를 얻는 자동차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 시장에 비교하면 무슨 차가 있을까? 대우 티코가 떠오른다. 티코는 등장 당시 때만해도 여러 유머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티코를 찾는 수집가들이 생겼고, 매물을 구하기도 녹록치 않다.  



엘란 또한 마찬가지다. 마니아들이 찾는 차로, 수요는 한정되어있지만 매물도 많지 않아 중고값이 계속 유지되는 사례 중 하나다. 가능하다면 미국에서 중고 스포츠카를 하나 가져오고 싶다. 뚝심으로 한 10~20년 타면 중고값이 오르지 않을까?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각 제조사, RM 소더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