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가 미니밴 시장에 뛰어든다. 중국 홈페이지를 통해 럭셔리 MPV ‘LM’을 상하이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할 계획을 밝혔다. 렉서스는 LM에 대해 “동양의 자동차 철학을 반영했다. LM은 운전자와 승객의 마음에 닿는 새로운 스타일의 MPV다. 정교한 장인정신, 편안한 승차감, 집과 같은 분위기의 실내로 휴식을 취하고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개한 것은 티저 사진 한 장뿐. 하지만 특유의 ‘Z’ 모양 라인 때문에 어떤 차를 바탕 삼았는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일본에서 잘 나가는 토요타의 미니밴, 알파드(Alphard)와 벨파이어(Vellfire)다. 해당 모델의 2열 창문쪽 솟은 라인이 LM의 티저 사진과 일치한다. 둘은 형제 모델로 디자인이 다르지만 대부분의 요소는 같다. 벨파이어가 조금 더 스포티한 쪽. 




따라서 LM을 예상하려면 알파드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알파드는 일본에서 꾸준한 인기를 끄는 미니밴이다. 길이×너비×높이는 4,950×1,850×1,950㎜. 휠베이스는 3,000㎜다. 구동계는 직렬 4기통 2.5L, 2.5L 하이브리드, V6 3.5L의 3가지로 나뉜다.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 152마력 엔진에 143마력 모터를 맞물려 앞바퀴를, 68마력 모터로 뒷바퀴를 굴리는 네바퀴굴림.




실내는 7인승과 8인승의 두 종류로 나뉜다. 조수석을 최대 1,160㎜까지 뒤로 밀 수 있어 넉넉하게 다리를 뻗을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2열 좌석의 구성도 고를 수 있다. 기본형, 전동식 고급형 등 트림별 선택할 수 있는 구성이 다르다. 그만큼 가격 차이도 크다. 트림별 시작가는 하이브리드 모델 기준 438만~551만 엔(약 4,488만~ 5,646만 원) 정도다. 




2열 좌석을 고급스럽게 다듬은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버전도 있다. 2열에 전용 라운지 좌석을 달고 실내를 나파 가죽으로 감싸고 여러 장비를 더하는 등 화려한 맛을 더했다. 가격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735만 엔(약 7,532만 원) 가량이다. 2열의 고급스러움이 중요한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에선 나름의 수요가 확실해 보인다. 




토요타가 알파드의 고급화에 매진하는 이유는 일본 내수 시장의 트렌드 때문이다. 운전기사를 두고 대형 세단의 뒷좌석에 타던 이들이 이제는 럭셔리 미니밴을 고려하고 있다. 대형 세단에 비해 승차감이 거칠다지만, 실내 공간이 더 넉넉하고 뒷좌석을 180°에 가깝게 눕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토요타는 자회사 모델리스타(Modellista)를 통해 알파드와 벨파이어의 ‘로얄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존의 뒷좌석을 모두 걷어내고, 퍼스트 클래스 급의 시트 2개를 장착한 4인승 모델. 미니밴의 넓은 실내를 이용해 앞좌석과 뒷좌석을 나누는 격벽을 만들어 24인치 모니터와 냉장고, 발받침대 및 수납함을 두고 뒷좌석을 180°에 가깝게 눕힐 수 있도록 했다. 




실내 기능은 터치스크린을 통해 사용하며, 공기압 마사지 기능도 있다. 토요타는 현대식 라운지를 콘셉트로 잡아 로얄 에디션을 개발했으며, 고급 세단을 능가하는 실내 공간을 이용해 편의 장비도 충분히 갖췄다고 밝혔다. 진심으로 편안해지는 이동 공간을 만들었다고. 가격은 비싸다. 1531만 엔(약 1억 5,690만 원)이 넘는다. 




두 가지를 예상해 본다. 첫 번째는 렉서스 LM이 토요타 알파드를 바탕 삼되 곳곳을 철저하게 바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낼 것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좀 비쌀 것이라는 점이다. 나름 고급 MPV를 표방하는 알파드를 바탕삼아 더욱 세련되게 다듬는다면 가격이 많이 오를 것 같아서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예측이다. 틀릴 수도 있다. 4월 16일이면 정확히 알 수 있을 테다. 




마지막으로, 렉서스에게 제안하고 싶다. “LM을 출시한다면 최상위 트림으로 로얄 에디션 같은 구성도 하나쯤은 나와 줘야 한다”라고. LS보다 더 크고 편안한 뒷좌석을 만들어 준다면,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이 차를 살 소비자층은 분명 있다. 운전기사를 두고 LS를 타는 렉서스 마니아들에겐 색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렉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