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가 2019 서울 모터쇼에서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에디션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한다. 록 음악의 한 시대를 장식한 거장이 남긴 흔적을 돌아볼 기회다. 




데이비드 보위는 영국의 전설적인 뮤지션이다. 본명은 데이비드 로버트 존스(David Robert Jones). 1947년 런던 브릭스턴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사랑했다고. 1966년 자신의 예명을 사용한 1집 <데이비드 보위>로 데뷔한 이후 꾸준히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면서 록 음악의 경계를 넓혔다.

20년 전인 1999년, 미니는 40번째 생일을 맞아 특별한 이벤트를 열었다. 영국을 대표하는 뮤지션인 데이비드 보위를 찾아 그만의 예술혼을 담은 미니를 요청했다. 그래서 데이비드 보위는 미니를 크롬 도금으로 감쌌다. 마치 거울처럼 주변의 모든 것을 반사하며 시선을 끄는 독특한 모양새다. 다만 ‘운전이 가능한 상태’여야 했기 때문에 타이어까지는 건드리지 않았다고. 이후 2015년에 미니는 만우절 장난으로 데이비드 보위의 크롬 도금을 3세대 미니에 적용해 선보이기도 했다.




미니가 남긴 당시 자료에 따르면, 데이비드 보위는 ‘주변 환경과 구별할 수 없는 차’를 만들길 바랬다. 설명에 따르면 그의 미니는 색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주변을 그대로 비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끊임없이 바뀌는 바깥 풍경을 자동차에 담기 위한 멋진 시도다. 어떤 색도 없지만 동시에 수백만 가지의 색을 입은 차라고 평하고 싶다.

미니는 데이비드 보위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그는 “주차”라고 말했다. 클래식 미니의 디자인이 40년의 세월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주차”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미니는 “데이비드 보위의 고향은 런던이며, 런던에서 주차는 늘 어렵다. 그는 미니가 도시를 위해 태어난 자동차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말보다 해석이 더 멋지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번 서울모터쇼에는 이어폰을 끼고 갈 생각이다. 데이비드 보위의 <Where Are We Now?>(우린 지금 어디에 있는가?)를 들으며 그의 자동차를 바라보고 싶어서다. 

그의 음악은 시대의 변화를 이끌기도 했다. 목숨을 걸고 베를린 장벽에서 사랑을 하는 연인의 모습을 노래한 <히어로즈>는 당시 독일 젊은이들의 마음을 달궜다. 1987년 독일, 베를린 장벽 근처의 광장에서 콘서트를 연 데이비드 보위는 동독을 향해 <히어로즈>를 불렀다. 벽 건너편, 동독의 사람들도 베를린 장벽의 철거를 기원하는 이 노래를 함께 불렀다.




2년 뒤인 1989년, 베를린 장벽은 무너졌다. 사람들은 데이비드 보위의 영향이 컸다고 입을 모았다. 그의 노래를 같이 부르던 동독의 사람들로부터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가 시작됐다는 이유에서다. 음악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판단은 각자의 생각에 맡기고 싶다. 지난 2016년 1월, 데이비드 보위가 세상을 떠나자 독일 외교부는 “당신은 우리의 영웅이었다”며 추모했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미니, 데이비드 보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