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2월 17일 자동차 및 부품의 수입 제한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자동차 및 부품 수입이 미국의 자동차 생산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이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대통령에게 권고한다. 자동차 산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8년 5월 2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자동차 및 부품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것을 상무부에 지시했다. 해당 법에 따르면 상무부는 270일 내에 조사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2월 17일이 정확히 270일 째 되는 날이었다. 해당 보고서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90일 내 추가 관세 등의 제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미국 상무부는 해당 보고서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무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추가 관세 및 수입 범위 할당 등의 조치를 대통령에게 권고할 수 있다. 특히 윌버 로스(Wilbur Ross) 상무부 장관은 수입 철강에 25% 관세 부여를 주도한 이력이 있다. 또한 “자동차 무역 적자의 해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관세를 통해 협상에서 우위를 갖는 트럼프 정부의 전략도 위협 요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에 대한 수입 관세를 늘린 결과, 미국 공장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중국 등의 관세 수입으로 국고가 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무역 마찰 등의 문제가 예상되나, WTO(세계무역기구, World Trade Organization)에는 안보를 위한 수입 제한을 허용하는 조항이 있다. 

과연 미국은 수입차 및 부품의 관세를 실제로 인상할까? 가능성을 제외할 수는 없지만 협상을 위한 카드로 쓸 확률이 더 높다고 본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은 세계 곳곳에서 온다. 따라서 수입차 및 관련 부품 세금 인상 시 차값 인상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미국 자동차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에 공장을 둔 회사들은 물론,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 또한 “자동차 관세는 고용에 큰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거센 반대를 보내고 있다. 토요타의 경우 “우리는 미국에 10개 공장을 운영하는 제조업의 모범이다.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더한다면 제조 비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수입차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관념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또한 타격이 예상된다. 2017년 한국은 411만 4,913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미국에 84만 5,319대를 수출했다. 자동차는 대미무역흑자 178억 9,000만 달러(약 20조 1,405억 6,200만 원) 중 129억 6,600만 달러(약 14조 5,971억 2,280만 원)를 차지한다. 가격 경쟁력을 잃어버릴 경우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는 협상을 위한 카드로 자동차 관세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캐나다와 멕시코와 북미 자유무역 협정(NAFTA) 재협상, 유럽연합(EU)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배경이다. 다만 본격적인 발동 전까지는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철강 및 알루미늄의 경우에도 보고서 제출 후 결정까지 1년이 넘게 걸렸다. 아주 긴 눈치 싸움이 될 것이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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