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일, 닛산이 주력 모델 엑스트레일(X-Trail)의 영국 증산 계획을 취소할 계획을 밝혔다. 인피니티 또한 영국 내 생산을 2020년에 종료할 예정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합의 없이 진행될 가능성을 염두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합의 없이 탈퇴할 경우 관세, 통관 등 부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 자동차 제조사에게 있어선 생산을 둘러싼 중요한 문제다.




닛산은 2020년 전후로 엑스트레일(X-Trail)의 신형 모델을 영국 선덜랜드 공장에서 증산할 계획이었다. 2017년 기준 닛산의 유럽 판매분 12%(약 9만 2,000대)를 차지하는 주력 모델이기에 현지 생산을 통한 빠른 수요 대응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일본 큐슈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영국의 EU 이탈 조건이 나오지 않은 이상 추가 투자를 피하겠다는 전략이다.




영국은 3월 29일자로 EU를 탈퇴한다. 하지만 관세 등의 주요 협상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추가 협상 없이 EU에서 이탈할 경우 무역 관세는 피할 수 없다. 이를 염두에 둔 자동차 회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혼다는 시빅(Civic)을 생산하는 영국 스윈던 공장을 4월 후반에 일시 중지한다. 한편 부품도 미리 비축한다. 행여나 있을 생산 혼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미니 또한 영국 옥스포드 공장에서 4월에 1달 간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생산 설비를 유지보수하는 동시에 브렉시트 이후 상황을 살피며 대비할 가능성이 높다. 토요타 또한 마찬가지. 토요타는 지난 해 10월에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이탈할 경우 생산 중단은 불가피하다”라고 밝혔다. EU산 부품을 상당수 사용하는 상황에서 공급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토요타의 경우 영국에 9개 공장을 갖고 있다. 이 중 코롤라를 만드는 버나스톤 공장의 경우 하루 1,200만 파운드(약 175억 2,684만 원) 어치의 자동차를 만든다. 연간 15만 대를 생산해 90%를 EU에 수출한다. 타격이 예상되는 이유다. 아직 생산 중단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이 EU 관세 동맹에서 완전히 벗어날 경우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아주 높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닛산, 혼다, 미니, 토요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