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4일, 북미 국제 모터쇼(이하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토요타가 신형 수프라를 공개했다. 이날 무대 위에 수프라를 직접 몰고 등장한 이는 토요다 아키오 회장. 그는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며 수프라와 자신의 인연을 소개했다. 신형 수프라에 거는 애정이 묻어나는 발표였다. 그의 발표 내용을 간추려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내 친구 수프라'
1월 14일, 디트로이트 모터쇼 토요타 컨퍼런스.  
발언자: 토요다 아키오 회장

안녕하세요, 여러분께 저의 가장 친한 친구인 수프라를 소개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신형 수프라는 어떠신지요? 수프라가 없었더라면 전 마스터 드라이버가 되지 못했을 겁니다. 수프라에 타서 나루세 히로무(成瀬弘) 씨와 함께 달리며 자동차에 대해 배웠죠. 마지막 수프라가 생산 라인을 나온 지 17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특별한 애착이 있는, 마음속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는 자동차가 있겠지요. 저에게는 수프라가 그런 차입니다. 한참 옛날 일이지만… 저는 마스터 드라이버가 되기 위해 중고 수프라와 수없이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당시 다른 제조사들이 아름다운 시제차로 달리는 것을 보며 내심 부러웠습니다. 당시 토요타는 신형 수프라를 만들 계획이 없었어요. 하지만 전 세계의 열광적인 팬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 또한 수프라의 부활을 바랬습니다. 토요타 북미 디자인 스튜디오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고요.  



몇 년 전이었지요. 그들은 FT-1 콘셉트를 저에게 보여주었고, 비디오 게임 그란 투리스모에도 추가했어요. 스튜디오에서 게임 속 FT-1을 몰아봤습니다. 설득 당했죠. 그때 전 ‘내 오랜 친구가 드디어 돌아오는구나’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디자이너 여러분, 혹시 여러분들의 보스를 설득해서 콘셉트카를 출시하고 싶다면 이 방법을 추천합니다.(웃음) 



신형 수프라에 대한 높은 기대치만큼, 기존보다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어야 했어요. 운전 성능을 위해 가주(Gazoo) 레이싱 팀의 협력이 필요했지요. 사실 가주 레이싱 팀은 2007년 뉘르부르크링에서 자동차를 시험하는 특별 팀이었어요. 모든 자동차 제조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자동차를 시험하기에는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만큼 좋은 곳은 없습니다.  



그런데 당시 우리는 공식 토요타 레이싱 팀이 아녔어요. 회사에서도 우리를 인정하지 않았죠. 당시를 돌이켜보면 ‘뉘르부르크링에서는 소시지를 먹을 수 있으니까 근사해!’ 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의 모임 같았죠. 그래도 매년 조금씩 배우며 성장하고 진정한 레이싱 팀이 되었습니다. 지난해에는 WRC와 르망 24시에서도 우승했지요. 



신형 수프라는 이들의 손에 의해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담금질 됐습니다. 결과를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신형 수프라는 달리는 즐거움 이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자동차가 되었습니다. 모든 자동차 팬이 운전 실력에 관계없이 운전을 즐길 수 있는 자동차가 되었습니다.  



토요타를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께서 수프라를 기다려주셨습니다. 수프라의 이야기를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었죠. 여러분, 기다리는 사람에겐 복이 있단 말이 있습니다. 물론 정말 오래 기다린 사람에게도 복이 있습니다. 지금! 이야기의 다음 장을 시작합니다! 오늘 전설이 마침내 부활했습니다! 수프라는 어느 때보다 좋은 자동차로 돌아왔습니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토요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