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일, 이탈리아 마라넬로에 자리한 페라리 박물관이 ‘F1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Michael Schumacher)를 위한 특별 전시회 ‘미하엘 50’을 열었다. 그의 5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은 전시회다. 그가 타고 승리를 거둔 F1 머신들을 모아 공개하며 F430 등 제작에 참여한 양산차 또한 전시한다.




미하엘 슈마허는 F1의 황제로 불리는 전설적인 레이서다. 세계 챔피언 7번, 그랑프리 우승 91번, 시상대(포디움) 155번의 경력을 자랑한다. 대부분은 페라리와 함께 했다. 1996년에 페라리 F1 팀으로 이적 후 2006년까지 활약하며 ‘페라리 전성시대’를 열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연속 세계 챔피언에 올랐고, 페라리에 안긴 F1 그랑프리 우승컵은 72개나 된다. 




페라리는 “슈마허는 페라리 역사에서 아주 특별한 존재다. 가장 성공적인 페라리 레이서였으며, F1 팀의 인기에도 아주 큰 기여를 했다. 그에 대한 감사를 담아 이번 전시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전시관 내 빅토리 홀에는 F310, F399, F1-2000, F2002, F2004, 248 F1 등 슈마허의 머신들이 자리한다. 




모두 특별한 머신이다. F399는 1999년 페라리에게 제조사 타이틀을 안겼고, F1-2000은 21년 만에 페라리에게 드라이버 & 제조사 타이틀을 안긴 효자다. F2002, F2004는 슈마허의 5년 연속 세계 챔피언 달성을 함께 했다. 2006년의 248 F1은 슈마허의 첫 번째 은퇴까지 함께했다. 2006년 브라질 그랑프리에서 “형 왔다” 추월쇼와 함께 4위를 차지한 바로 그 머신이다.




F430 스쿠데리아 또한 전시장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 2006년 F1 은퇴 후 슈마허는 페라리의 양산차 개발에도 참여했다. F430 스쿠데리아, 캘리포니아의 완성을 도왔다. 이후 2010년에는 메르세데스 F1 팀에 복귀해 다시 레이서로 활약했다. 당해 전남 영암에서 열린 F1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그를 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세월은 이길 수 없었는지 2012년에 슈마허는 두 번째 은퇴를 결정했다. 한 시대를 빛낸 거장의 은퇴에 박수를 보내며 행운을 빌었다. 그런데 안타까운 일이 생겼다. 2013년 12월 29일, 그는 프랑스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다 바위에 머리를 부딪쳐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후 의식을 찾은 것은 공개됐지만 정확한 건강상태는 알 수 없다. 그와 가족의 결정에 따라 상세한 공개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편, 미하엘 슈마허의 가족은 페라리 박물관의 특별 전시회를 맞아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밝혔다.




“승리의 기록과 행복을 되돌아보며 축하하고 싶습니다. 현재 슈마허는 최고의 치료를 받고 있으며,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의 뜻에 따라 건강 상태를 상세히 밝히지 못하는 점에 대해 여러분의 이해를 바랍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우정에 매우 감사하고 있습니다. 모두 좋은 한 해 되시고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페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