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구조조정 실행을 앞둔 지금, 자동차 제조사들은 수읽기에 바쁘다. 저마다 이득과 손해, 기회와 위험을 계산하고 있다. 가령 신생 제조사에게는 기회일 수 있다. 비싼 돈을 들여 새로 공장을 짓는 것보다, GM이 닫는 미국 공장을 인수하면 조금 더 쉽게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서다. 자본력을 갖춘 중국계 기업이 이를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몸집을 키울 필요가 있는 곳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테슬라다. 




먼저, GM의 구조조정을 간략히 살펴보자. 11월 26일, GM은 북미 5개, 해외 2개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북미 직원 중 10%(약 1만 4,700명)을 감원할 계획을 밝혔다. 이로써 연간 60억 달러(약 6조 7,35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전기차 등 미래기술 투자비를 2배로 늘릴 전망이다. 현재 GM은 자율주행차에 연간 10억 달러(약 1조 1,225억 원)를 투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정치 및 노동계는 강한 반발 중이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GM을 구했건만(2008년 금융위기 시 대규모 구제금융 지원), 이런 답례를 받고 있다. 나는 미국 노동자들을 보호할 것이다. 전기차를 포함해 GM의 모든 보조금 삭감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차로 발걸음을 옮기는 GM을 겨냥한 부분이다. 




미국 오하이오주의 연방 상·하원 위원들은 12월 5일 GM 매리바라 회장을 찾아 로즈타운 공장의 지속적인 가동을 촉구했다. 오하이오 로즈타운 공장은 쉐보레 크루즈를 생산했던 공장이다. 현재 GM이 북미 지역에서 문을 닫기로 한 5개 공장(디트로이트 햄트램크, 오하이오 로즈타운, 미시간 워런, 메릴랜드 볼티모어, 캐나다 온타리오) 가운데 포함됐다. 




이처럼 다들 GM의 공장폐쇄를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와중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테슬라의 공장 인수 가능성이다. 일론 머스크 회장이 미국 CBS TV와 나눈 인터뷰 중 선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그는 “GM이 공장을 팔거나 가동을 중단한다면, 우리가 관심을 갖고, 인수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고 발언했다.




테슬라가 GM의 공장을 인수할 가능성은 불투명하지만, 모델 3의 판매에 따라 몸집을 키울 여력은 있다. 지금 사용하는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도 GM에서 사들인 것이다. 2010년 당시 4,200만 달러(약 471억 4,500만 원)에 인수했다. 공장치고는 상당히 싸게 샀다. 비교를 위해 언급하자면, 류현진이 2012년 LA 다저스와 맺은 계약조건이 6년 최대 4,200만 달러였다.




GM이 공장을 매각한다면 가격은 얼마나 될까? 가격에 따라 새로운 기업들이 자리 잡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국의 EV 스타트업 기업인 리비안(RIVIAN)의 사례를 들고 싶다. 극심한 판매부진에 시달리던 미쓰비시는 지난 2015년 미국 일리노이 공장의 조업을 중단했다. 리비안이 2017년에 이를 인수할 때 치룬 비용은 1,600만 달러(약 179억 6,000만 원)에 불과했다. 이들은 전기 픽업트럭 및 SUV를 2020년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GM, 테슬라, 리비안, 셔터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