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가 전동 킥보드 공유 사업에 뛰어들었다. 2020년까지 전 세계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사업을 진행한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빠르게 성장중인 도심 속 개인 이동수단(Personal Mobility,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수익을 올리는 한편, 사람들의 이동 방식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얻을 기회다. 




이를 위해 포드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자리한 전동 킥보드 공유 업체인 스핀(Spin)을 인수했다. 스핀은 2년차 신생기업이지만, 현재 9개 도시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포드는 인수 금액에 대해서 밝히지 않았지만, 약 4,000만 달러(약 455억 2,000만 원)를 들였다는 설이 유력하다. 




자동차 제조사가 퍼스널 모빌리티 공유 사업에 뛰어든다는 점이 조금은 신기하다. 이들이 제시하는 퍼스널 모빌리티는 대부분 자동차와의 연계 수단이다. 토요타의 윙렛, 혼다의 유니 커브의 경우 작은 크기를 무기 삼아 트렁크에서 꺼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복잡한 도심까지 자동차를 타고 들어가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퍼스널 모빌리티는 자동차를 대체할 근거리 이동 수단이 되고 있다. 자동차를 타고 가기에는 너무 거리가 가깝고, 지하철이나 버스로 접근하기에는 노선 상 시간이 많이 드는 구간이라면 퍼스널 모빌리티가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공유 시스템과의 궁합이 좋다. 기다릴 필요가 없고, 어디서든 바로 탈 수 있고, 도착하면 이용을 멈추면 되서다. 


포드는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이전에는 통근 밴 합승 서비스 기업을 인수하는 등 여러가지 이동 공유 서비스 시장을 탐색하며 정보를 쌓고 있다. 대형 도시의 미래 교통을 연구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중이라고 본다. 올해 초에는 모빌리티 사업부를 개편하기도 했다. 




포드의 모빌리티 사업부인 '포드 X'의 서니 마드라(Sunny Madra) 부회장은 <파이낸셜 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전동 킥보드 공유 산업이 엄청난 기세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시장에 맞는 제품이자 사업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상황이 아주 빠르게 바뀌고 있다. 우리가 18개월 이내에 100개 도시에서 사업을 시작하려면 상당한 투자가 필요한 상태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전동 킥보드 공유 사업이 일시적 유행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서니 마드라 부회장은 이런 모빌리티 사업 경험이 포드의 자율주행차 출시에도 도움이 되리라 본다. 각 도시에서의 인허가 과정, 이용자 성향 분석, 브랜드 인지도 확장 등 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여러 경험들이 자율주행차에도 통하고, 성공 확률을 더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포드는 자동차 산업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회사다. 하지만 퍼스널 모빌리티 산업, 특히 전동 킥보드 공유 사업에서는 이제 시작이나 다를 바 없다. 시장 선도 기업인 버드(Bird)와 라임(Lime)은 이미 세계 100개 도시에 진출한 상태다. 따라서 후발주자인 포드가 이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각 지역마다 전동 킥보드를 구입, 유지, 보수, 정비, 충전하는데 있어 들어가는 비용도 크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얻을 것이 많다. 단순한 수익 문제가 아니다. 미래의 자율주행차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고객들이 어떤 이동 형태를 보이는지 알 수 있을 뿐더러, 모빌리티 기업으로서의 브랜드 신뢰도를 쌓을 수 있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포드, 스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