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8세대 911의 출시를 앞두고 시제차의 주행시험 과정을 공개했다. 포르쉐는 전 세계를 누비는 극한시험 끝에 자동차를 완성한다. 신형 911을 개발하면서 섭씨 50℃ 이상, -35℃ 이하의 극지를 넘나드는 것은 물론, 해발고도 4,300m 이상의 고산지대를 질주하고, 레이스 트랙을 누비는 등 총 300만㎞ 이상의 시험 주행을 진행했다.


◆ 가벼워진 차체



포르쉐는 “섀시와 엔진 등 포르쉐의 전통적인 핵심 분야에 초점을 맞춰 시험 주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차체와 엔진 모두 개선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8세대 911의 변화는 상당하다. 주행 성능 개선을 위해 앞바퀴 사이의 거리(트레드)를 늘리고, 리어 쿼터 패널의 소재를 알루미늄으로 바꿔 경량화 및 앞뒤무개배분 개선을 노렸다. 보행자 보호를 위해 앞 오버행도 슬쩍 늘렸다.


◆ 신형 디지털 계기판


신형 911은 중동 걸프 지역과 미국 데스밸리와 같은 영상 50℃ 이상의 고온 지역 테스트를 맞췄다. 에어컨, 온도 관리, 연소 반응 등 고온에서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한다. 한편 실내 부품의 팽창, 수축 등의 변형을 체크하기에도 알맞은 곳이다. 8세대 911은 신형 콕핏 시스템을 단다. 5개의 원을 합친 계기판 구성은 그대로이지만, 가운데 타코미터를 제외하면 모두 디지털 방식이다. 대시보드 가운데에는 12.5인치짜리 대형 터치스크린을 단다. 


◆ 젖은 길 주행모드 추가 



포르쉐는 영하 35℃ 이하의 핀란드 및 북극권을 찾아 혹한기 훈련을 진행했다. 냉간 시동, 히터 및 에어컨 성능 확인을 진행하는 한편, 구동력 등 주행 제어, 핸들링 및 제동 성능도 가다듬었다. 신형 911에 처음 적용될 젖은 길(WET) 모드의 성능이 궁금해진다. 운전자가 해당 모드를 설정하면, 센서로 뒷바퀴가 미끄러질 가능성을 확인하며 구동력을 조절한다. 또한, 리어 스포일러의 각도도 가장 높게 세워 다운포스로 뒷바퀴를 누른다. 


◆ 강력해진 엔진 


8세대 911은 현형 모델에 비해 최고출력을 30마력 높인다. 911의 기본형인 카레라가 400마력, 카레라 S가 450마력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히 소프트웨어 변경만이 아닌, 엔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치밀한 개선을 적용했다는 추정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 한편 포르쉐는 안방이나 다름없는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엔진, 변속기, 섀시 성능을 확인하는 시험주행을 다수 진행했다. 


◆ 8단으로 늘어난 PDK 변속기 



신형 911은 자동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얹는다. 이전의 7단에 비해 1단이 더 늘어났다. 엔진출력을 높이고 변속기를 바꾼 결과 8세대 911 카레라의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3.7초에 불과하다. 기존 모델에 비해 0.2초가 줄었다. 한편, 포르쉐는 초고속주행이 가능한 이탈리아 나르도 트랙에서 고속 주행 성능을 다듬고, 해발 고도 4,300미터에 달하는 콜로라도 마운트 에반스에서는 트윈 터보차저의 과급 및 연료 시스템을 다듬었다고 밝혔다. 




911 프로젝트 매니저 안드레아스 프룁슬(Andreas Pröbstle)은 “지금까지 911은 스포츠카로서의 탁월한 성능을 갖췄음에도, 일상생활에 적합한 데일리카로서의 역할도 완벽히 해낼 수 있는 자동차로 평가받아왔다”며 “이는 신형 911을 전 세계의 모든 조건 속에서 그리고 다양한 날씨와 지역에서 테스트하는 이유다. 이를 통해서만 차량의 모든 기능이 오작동 없이 완벽하게 주행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포르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