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가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BEV, Battery Electric Vehicle)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 다만 나오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벤틀리의 애드리안 홀마크(Adrian Hallmark) CEO는 “현재 전기차를 둘러싼 결정을 내리는 중에 있다. 분명한 목표는 2025년 이전 출시다”고 밝힌 바 있다. 




벤틀리는 럭셔리하면서도 강력한 자동차를 내세운다. 그런데 이를 위해 배기량 높은 엔진을 얹다보니 평균 CO₂ 배출량도 높다. 따라서 이를 낮추기 위해 벤테이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를 준비하는 등 전동화에 공을 들였다. 전기차 출시 또한 같은 맥락이다. 




벤틀리는 포르쉐와 아우디가 함께 개발 중인 전기차용 플랫폼을 염두에 두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 재무 책임자인 프랭크 위터(Frank Witter)는 “전동화는 벤틀리에게 중요한 이슈이며, 포르쉐와의 제휴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비용 절감에도 유리할 뿐더러, 그룹 내 브랜드끼리 플랫폼을 공유한 사레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롤스로이스도 전기차를 만들 예정이다. 토스텐 뮐러 위트비스(Torsten Muller-Otvos) CEO는 “8세대 팬텀의 럭셔리 아키텍처는 전기차 또한 고려했다. 향후 일부 시장에서는 내연기관차의 도심 진입을 금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전기차는 필수적이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그는 2016년 9월 한국을 찾아 기자들과의 대담에서 전동화에 대한 소견을 밝힌 적 있다.


 


“전동화는 롤스로이스에 아주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차들은 힘이 넘치는데도 조용한 것으로 아주 유명하니까요. 하지만 V12 엔진을 가능한 오래 유지하려 합니다. 우리 고객들이 좋아하기 때문이죠. 전기차 시대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V12 엔진은 하나의 예술품과 같을 겁니다. 할 수 있는 한 엔진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려 합니다.”




롤스로이스는 2011년부터 전기차의 가능성을 살폈다. 팬텀을 전기차로 만든 102EX 콘셉트로 전 세계를 돌면서 가망고객들을 만나 시험주행을 진행하며 데이터를 쌓았다. 압도적인 정숙성과 가속성은 호평을 받았지만 짧은 주행거리 및 오랜 충전시간(단상 20시간, 3상 8시간)은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전기차 관련 기술이 많이 발전한 상태. 배터리 및 충전기술이 개선되면서 충전시간은 줄었고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늘어났다. 지금이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롤스로이스는 전기차 제작을 확실하게 못 박았다. BMW·미니·롤스로이스 총괄 페터 슈바르첸바우어 이사는 “많은 롤스로이스 오너들이 전기차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 대대적으로 개량한 플랫폼을 사용해 제작할 것이며, 롤스로이스 전기차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사실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벤틀리, 롤스로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