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가 특별 튜닝 프로그램 COPO(Central Office Production Order)의 50주년을 맞아 특별한 자동차를 공개했다. 전기모터를 얹은 드래그 경주차인 ‘eCOPO 카마로 콘셉트’다. 이는 역사의 힘을 빌려 브랜드의 전동화(Electrification)를 알리려는 행보다.




1969년, 쉐보레는 드래그(정해진 거리의 직선 주로를 빨리 통과하면 이기는 방식, 미국에서 인기가 높다) 경주를 위해 카마로의 차체를 보강하고 콜벳의 V8 7.0L 엔진을 얹은 COPO 버전을 만들어 팔았다. COPO 카마로는 경쟁상대를 앞서는 강력한 힘으로 쉐보레 마니아들에게 카마로에 대한 환상을 심는데 성공했다. 




50년이 지난 지금, 쉐보레는 전기모터의 강력한 힘을 바탕삼아 역사를 재현하려 한다. 엔진차를 앞서는 성능을 보여준다면 전기차를 바라보는 시선에 고성능을 더할 수 있다. eCOPO 카마로는 전기모터 2개를 얹어 최고출력 700마력, 최대토크 82.95㎏‧m를 낸다. 작동과 동시에 최대토크를 내는 전기모터의 특징을 고려하면 뛰어난 성능을 낼 수 있다고 본다.




eCOPO 카마로는 구동계 대부분의 요소를 가솔린 경주차와 공유한다. 기본 구동계는 그대로 두고 엔진을 전기모터로 교체한 정도다. 하지만 배터리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어 앞뒤 무게 배분이 유리하다. 200V 모듈 4개를 달아 쓰는데 하나 당 무게는 약 80㎏다. 앞뒤 무게 배분을 위해 뒷좌석에 2개, 트렁크에 2개를 달았다. 




드래그 레이스에서는 구동력을 전하는 뒷바퀴에 조금 더 많은 무게를 실어야 한다. 쉐보레는 eCOPO 카마로는 뒤에 56%의 무게가 실려있기에 더욱 효과적인 가속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전을 위해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통해 팩의 전압 및 온도를 관리한다. 더불어 전기부품의 오류 여부를 즉각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달았다.




고속 충전 기능도 갖췄다. 연달아 최대가속을 하는 드래그 경주 특성 상 빠른 충전이 도움이 된다. 쉐보레는 eCOPO 카마로의 고속 충전 기능을 향후 일반 전기차에도 적용할 수 있으리라 본다. 현재 eCOPO 카마로는 테스트 중이다.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기록 단축을 목표로 한다. 

GM의 퍼포먼스 라인업 및 모터스포츠 이사인 러스 오 블렌즈(Russ O'Blenes)는 “eCOPO 카마로는 자동차 경주를 위한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제안한다. 미래 제품 개발에 도움이 되며, 쉐보레의 퍼포먼스 라인업 구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우리는 고성능 전기모터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NHRA(미국 핫 로드 협회) 또한 “전기 자동차가 어떻게 드래그 레이싱의 미래가 될지, 진화의 과정은 어떨지 논의하고 있다. eCOPO 카마로는 흥미 진진한 발전이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전기모터가 엔진을 앞지를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굵직한 소리로 마음을 울리는 미제 V8 엔진을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을지 모른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쉐보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