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태평양에는 대한민국 면적의 15배(155만㎢)나 되는 거대한 섬이 있다. 이 섬의 토양은 쓰레기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들이 해류를 타고 모여 8만 톤 가까이 모였다. 1997년, 요트 항해를 하다 이곳을 발견한 찰스 무어(Charles Moore)는 실상을 알리며 환경오염의 위험을 연구 및 경고해왔다. 




그의 저서 <플라스틱 바다>의 일부를 옮긴다. “이제 바다 표면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인공 쓰레기이다. 쓰레기는 자연스러운 바다 풍경을 대체했으며 바다 표면에 영구적인 플라스틱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플라스틱을 만들고 버리기 위해 이 지구가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너무나 커서 아무도 생각조차 해보지 않는다.”




엄청난 비용 때문일까. 아니면 어느 국가도 닿지 않는 중간 지역이라설까. 누구도 이곳을 청소하지 않았다. 그런데 신기술을 이용하면 커다란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이곳을 치울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네덜란드의 보얀 슬랫(Boyan Slat)이 세운 오션 클린업(Ocean Cleanup)이란 단체다. 




이들이 세운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바다 위에 튜브를 길게 연결해 그물을 달고, U자 모양에 가깝게 펼치면 해류를 타고 온 쓰레기를 모을 수 있다. 가벼워 물에 뜨는 플라스틱이기에 그물은 깊지 않아도 충분하다. 이후 다른 배로 쓰레기를 건지고 육지에 보내 재활용한다. 대규모로 진행할 경우 5년 만에 쓰레기섬의 절반을 치울 수 있다고 오션 클린업은 말한다.




현재는 가능성을 시험하는 단계다. 9월 8일, 이들은 첫 완성품인 시스템 001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띄웠다. 현재 1,500㎞ 가까이 떨어진 태평양 쓰레기 섬에 도착해 작동 중이다. 크기는 길이 600m, 깊이 3m. 오션 클린업은 시스템 001의 효과가 검증되면 후원을 받아 대규모 청소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BMW 또한 이들의 계획에 일부 힘을 보태고 있다. 2017년부터 이들과 협력을 시작해 이동을 위한 전기차 i3를 제공하는 한편, 바다에서 건져올린 플라스틱의 재활용을 고려하고 있다. BMW i 브랜드 총괄 로버트 얼링거(Robert Irlinger)는 “오션 클린업의 일을 돕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는 자동차라는 한계를 넘어 지속가능성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 재활용 소재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i3의 생산 과정엔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며, i3의 95%까지 재활용이 가능하다. 도어 클래딩 및 시트도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쓴다”고 밝혔다.




더불어, BMW는 순환경제(제품 생산, 설계, 자원 사용 등 전 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고려해 재활용 또는 재생가능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를 위해 강과 바다에서 건져올린 플라스틱의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차피 같은 플라스틱이니 잘만 씻으면 쓸만 하지 않을까?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BMW, 오션 클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