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가전제품 제조사 다이슨(Dyson)이 2021년 전기차(BEV, Battery Electric Vehicle)를 출시한다. 기술은 영국 본사를 주로 삼아 싱가포르 연구센터와 협력해 개발하고, 생산은 싱가포르 공장에서 진행할 계획. 다이슨은 10월 23일 성명을 내고 “2020년 공장을 완공해 2021년 전기차를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이슨은 전기차 프로젝트에 25억 파운드(약 3조 7,071억 원)를 투자했다. 출시를 약 3년 앞둔 지금은 곳곳에 상당한 자금을 투자 중이다. 일례로 지난 9월에는 연구 센터, 테스트 트랙 등의 구축을 위해 영국 훌라빙턴(Hullavington) 비행장 부지에 2억 파운드(약 2,963억 원)을 투자했다.

싱가포르 공장 건설은 특이한 사례다. 인건비 등 제조에 필요한 투자비용이 상당해서다. 이에 대해 다이슨의 짐 로완(Jim Rowan) CEO는 “비교적 높은 투자비용이 필요한 시장이지만 광범위한 공급망 및 고도의 기술 제품 생산에 최적화된 환경을 누릴 수 있다. 따라서 싱가포르는 전기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고 밝혔다.




비용보다는 연구 및 품질의 이점을 노린 것으로 보아 이들의 첫 전기차는 고가 시장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다이슨은 보도자료를 통해 “첫 차가 어떤 자동차인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스포츠카나 저가용 자동차는 아니다. 첨단 기술을 적용해 기존의 자동차와는 매우 다를 것이다”고 밝혔다.

다이슨이 대중차 브랜드와 대결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지금까지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인 첨단 기술을 더해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첫 번째 무기는 전기모터 기술이다. 선풍기, 청소기 등 효율적인 소형 모터 생산 노하우가 있다. 디지털 모터라는 명칭으로 브랜딩하며 이를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전고체 배터리다. 미래 전기차에 꼭 필요한 요소로 주목받는 요소다. 현재 사용하는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서다. 같은 부피, 무게에도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으니, 전기차의 무게를 늘리지 않고서도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이미 토요타, BMW, 포르쉐 등이 전고체 배터리를 연구 중이다. 토요타는 10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다이슨은 “경쟁력 있는 다양한 배터리 개발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3년 간 관련 투자를 2배 이상 늘렸다. 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투입된 엔지니어들과 과학자들도 지난 2달 간 두 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마지막 무기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다이슨은 로봇 공학 및 딥 러닝(자기학습, Deep Learning) 등을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이후 자기학습 기능을 더한 자율주행 시스템 등을 연계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다이슨,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