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회장직에서 사퇴한다. 허위 발언을 통해 주식 시장을 흔들었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제소 후 이틀 만에 나온 결과다. 


 


지난 8월 7일,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공개 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자금은 확보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언급했다. SEC는 이에 대해 조사 후 9월 27일 제소에 나섰다. SEC는 “일론 머스크는 자금원과 협상조차 하지 않았다. 게시물 내용은 허위로, 주식 시세를 오도했다”고 밝혔다.

9월 2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성명을 통해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에게 각각 2,000만 달러(약 222억 2,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며,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의 회장직에서 물러나 향후 3년 회장 취임 자격을 금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벌금 규모는 총 4,000만 달러(약 444억 4,000만 원). 이는 테슬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에게 배분될 예정이다. 하지만 <파이낸셜 타임즈> 등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는 SEC의 주장을 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고 합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이틀만의 화해는 아무래도 빠른 수습을 위한 처리가 아니었을까? 테슬라에게는 주가 추락 등 감수해야 할 위험이 상당히 많다. 제소 하루 후인 9월 28일, 테슬라의 주가는 하루만에 14%가 하락했다. 약 73억 달러(8조 1,103억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셈이다.

한편 SEC는 “테슬라의 정보 공개 절차 등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지배구조 개혁 실시안 또한 꺼냈다. 사외이사(independent director, 주주총회에서 선임한 비상근이사)를 추가 임명하며, 사외이사 위원회를 설치해 일론 머스크를 감독할 계획이다.

다만, SEC의 제소로 불거진 이번 문제는 쉽사리 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 타임즈> 등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 법무부가 형사 수사를 시작하고 있으며, 손실을 입은 일부 투자자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테슬라는 거액의 자금이 필요한 상태로 보인다. 생산량 및 판매량을 장기적으로 끌어올리려면 중국 신 공장 건설이 필요하다. 하지만 비용 문제가 걸린다. <블룸버그>는 “테슬라 상하이 공장 설립에 100억 달러(약 11조 1,100억 원)가 필요하다. 재무구조에 비해 과도한 계획이다”고 지적했다. 큰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가하락은 더욱 뼈아프다. 

지난 27일, 일론 머스크는 “나는 항상 진실, 투명성, 투자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내 인생에서 성실함은 가장 중요한 가치다. 이를 결코 굽히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증명할 것”이라고 결백을 주장한 바 있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테슬라, 나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