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자동차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유지비가 저렴한 디젤 승용차가 환경 문제로 주춤하는 사이 디젤보다 친환경적이면서 경제적인 LPG차가 다시 떠오르고 있는 것. 특히 지난 2019년 3월 26일부터 LPG차 사용 규제가 폐지되면서 이젠 일반인도 자유롭게 LPG차를 탈 수 있다. 아직은 가솔린 모델 대비 선택의 폭이 좁지만, 주요 차급에서 LPG 모델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각 차급에서 고를 수 있는 LPG 모델을 살펴봤다.

◆ 준중형 세단 – 현대 아반떼


 

<현대 아반떼 [출처: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중 LPG 구동계를 얹는 모델은 현대 아반떼가 있다. 아반떼는 높은 가성비를 앞세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모델. 특히 LPi 모델은 유지비가 낮아 많은 기업들이 업무용 차량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가솔린에 비하면 힘이 없다는 건 이제 옛말이다. 직렬 4기통 1.6L LPi 엔진은 최고출력 120마력을 6,000rpm, 최대토크 15.5㎏·m을 4,500rpm에서 낸다. 가솔린 1.6L 엔진의 최고출력 123마력과 비등한 수준이다. 



 <현대 아반떼 [출처: 현대자동차]>


가솔린과 LPi 모델 모두 운전이 쾌적하다. 다른 점은 변속기의 구성. 가솔린 모델은 무단변속기를, LPi 모델은 6단 자동변속기를 얹는다. 가격은 무단변속기를 더한 가솔린 스마트 모델이 1,717만원. LPi 스타일 모델이 1,855만원이다. LPi 모델의 값이 조금 더 비싸지만 연료비로 이를 상쇄한다. 대한석유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12월 1주차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1,326.95원, LPG는 785.59원이다. 공인 연비(복합) 기준(17인치 타이어 기준 각각 14.5㎞/L, 10.3㎞/L)으로 1,000㎞를 주행할 때 아반떼 가솔린 모델은 9만1,510원이, LPG 모델은 7만6,270원이 든다. 


◆ 중형 세단 – 현대 쏘나타, 기아 K5, 르노삼성 SM6 


 

<현대 쏘나타 [출처: 현대자동차]>


중형 세단은 LPG 모델의 선택 범위가 넓다. 현대 쏘나타, 기아 K5, 르노삼성 SM6 등 서로 다른 매력을 자랑하는 중형차 3대 중 고를 수 있다. 3대 모두 비슷한 성능을 내지만 제원표를 잘 살펴보면 미묘한 차이가 있다.


 

<기아 K5 [출처: 기아자동차]>


쏘나타 LPi와 K5 LPi의 직렬 4기통 2.0L LPi 엔진은 최고출력 146마력을 6,000rpm, 최대토크 19.5㎏·m를 4,200rpm에서 낸다. 6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리며 복합 연비는 17인치 타이어 기준 10.0㎞/L. SM6의 직렬 4기통 2.0L LPe 엔진은 최고출력 140마력을 6,000rpm, 최대토크 19.7㎏·m를 3,700rpm에서 낸다. 공인 연비(복합)는 17인치 타이어 기준 9.5㎞/L.



 <르노삼성 SM6 [출처: 르노삼성자동차]>


중형 LPG 세단의 약점으로 꼽혔던 부족한 트렁크 공간은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세 모델 모두 도넛형 봄베를 달아서다. 그런데 미묘한 차이가 있다. 르노삼성 SM6 LPi의 봄베 용량은 75L, 현대 쏘나타 LPi와 기아 K5 LPi의 봄베 용량은 80L다. 다만 가스 안전 법규상 과충전 방지를 위해 환형은 80%의 연료만 담을 수 있다. 그래서 실 충전 용량은 60L 대 64L다. 


 

<르노삼성 SM6 [출처: 르노삼성자동차]>


LPG 모델 기준으로 가격은 르노삼성 SM6 2,401만~3,049만원, 기아 K5 2,651만~3,068만원, 현대 쏘나타 2,641만~3,313만원이다. 접근성에서는 SM6이, 고급스러움에선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을 더한 쏘나타가 앞선다. 상위 트림을 택했을 때에는 세 모델의 가격이 비슷해진다. 중형 LPG 세단은 준중형 모델에 비해 넉넉한 거주성과 선택 가능한 다양한 편의장비가 돋보인다.


◆ 준대형 세단 – 현대 그랜저, 기아 K7


 

<현대 그랜저 [출처: 현대자동차]>


준대형 LPG 세단은 현대 그랜저와 기아 K7이 있다. 두 모델 모두 같은 LPG 구동계를 얹는다. V6 3.0L LPi 엔진은 최고출력 235마력을 6,000rpm, 최대토크 28.6㎏·m를 4,500rpm에서 낸다. 변속기는 6단 자동. 공인 연비(복합) 또한 그랜저 7.4㎞/L, K7 7.3㎞/L로 거의 같다(모두 18인치 타이어 기준). V6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회전질감과 넉넉한 힘을 가솔린 모델보다 경제적으로 누리길 원한다면 흔히 선택하는 2.5 가솔린 모델보다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현대 그랜저 [출처: 현대자동차]>


그랜저와 K7 두 모델의 차이는 스타일뿐 아니라 가격과 편의장비 구성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랜저 LPi 모델은 3,328만원의 프리미엄 트림부터 시작한다. 반면 K7 LPi 모델은 3,137만원의 프레스티지 트림이 있어 접근성에 있어서 조금 더 유리하다. 편의장비 구성에도 차이가 있다. K7 LPi는 기본형인 프레스티지 트림에 운전석 통풍 시트가 달린다. 동승석 통풍시트를 원한다면 113만원짜리 컴포트 패키지를 추가해야 한다. 운전자세 메모리 시스템,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후면 선커튼, 뒷좌석 다기능 센터 암레스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 등 여러 편의장비를 묶은 구성이다. 


 

<기아 K7 [출처: 기아자동차]>


그랜저 LPi는 기본형인 프리미엄 모델에 앞좌석 통풍시트가 없다. 대신 74만원 비싼 프리미엄 초이스 트림을 고르면 앞좌석 통풍시트, 스마트 전동식 트렁크, 스마트폰 무선 충전, 운전석 공조 연동 자동제어 등의 기능이 추가된다. 정리하자면 K7은 프레스티지 트림에 필요한 편의장비를 더하는 쪽이, 그랜저는 프리미엄 초이스 트림에 편의장비를 더하는 쪽이 합리적이다.


<기아 K7의 실내 [출처: 기아자동차]>


주행 질감은 두 모델이 비슷한 편이다. 준대형 세단 특유의 안락함을 자랑한다. 편의장비 구성은 조금 다르지만 원하는 품목을 전부 채워 넣으면 비슷해진다. 다만 중요한 차이가 있다. 트렁크 공간을 중요시한다면 현재로선 그랜저가 더 유리하다. K7은 기존의 실린더형 봄베를 사용하지만, 그랜저는 도넛형 봄베를 트렁크 바닥 아래에 깔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쪽을 골라도 V6 3.0 LPi 엔진의 넉넉한 힘과 부드러움에 흠뻑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 SUV – 르노삼성 QM6 

 

<르노삼성 QM6 [출처: 르노삼성자동차]>


국내에서 고를 수 있는 LPG SUV는 르노삼성 QM6 LPe가 있다. 해당 차급의 유일한 LPG 모델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QM6 판매량의 43.5%가 LPe 모델이었고, 올해 하반기에 나온 뉴 QM6의 경우 LPe 모델의 선택 비중이 60%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많다. QM6 LPe의 장점은 성능과 경제성의 양립이다. 직렬 4기통 2.0L LPe 엔진은 최고출력 140마력을 6,000rpm, 최대토크 19.7㎏·m를 3,700rpm에서 낸다. 


 

<르노삼성 QM6 [출처: 르노삼성자동차]>


무단변속기를 맞물려 앞바퀴를 굴리며 공인 연비(복합)는 17~18인치 타이어 기준 8.9㎞/L다. 가솔린 모델은 같은 조건에서 12.0㎞/L. 공인 연비(복합)를 기준 삼아 1,000㎞ 주행 비용을 계산하면 가솔린 모델은 11만570원, LPe 모델은 8만8,260원이 든다. 20% 이상 연료비를 아낄 수 있는 셈이다. 


 

<르노삼성 QM6 [출처: 르노삼성자동차]>


다양한 가격 구성도 눈여겨볼 요소다. QM6 LPe 모델의 가격은 2329만원부터 3,245만원까지다. 경제성에 초점을 맞춘 기본형 트림은 유지하면서 최근에 나온 뉴 QM6는 가솔린 모델에 운영하던 최상위 트림 ‘프리미에르’를 LPe 모델에도 추가했다. 중형 LPG SUV라는 포지션의 이점을 살려 경제적인 차를 원하는 이들부터 고급스러움을 찾는 이들까지 폭넓은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 승합차 –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 [출처: 현대자동차]>


‘승합차’ 하면 디젤차를 떠올리던 건 이제 옛일이다. 현재 상당수의 LPG 승합차가 아이들의 통학 차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LPG는 디젤에 비해 미세먼지 배출과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현저하게 낮아서다. 2023년부터는 대기관리권역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제28조에 따라 경유 통학차의 등록이 아예 금지된다.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 [출처: 현대자동차]>


현재 국내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LPG 승합차는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가 있다. 12인승 스마트 트림 단일 트림에 가격은 2,370만원이다. 직렬 4기통 2.4 LPi 엔진은 최고출력 159마력을 5,500rpm, 최대토크 23.4㎏·m를 4,250rpm에서 낸다. 5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뒷바퀴를 굴리며 공인 연비(복합)는 6.1㎞/L다. 가솔린 모델처럼 조용하면서 디젤 대비 친환경적인 승합차를 원한다면 현재로서는 그랜드 스타렉스가 유일하다.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 어린이 보호차량 [출처: 현대자동차]>


한편, 어린이 통학차 구매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 LPG 통학차량을 구매할 때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서다. 디젤차 대신 LPG 통학차를 신차로 살 경우 보조금 700만원(국비 64.3%, 지방비 35.7%)을 받을 수 있고(선착순 6,000대), 기존의 노후 디젤 통학차를 조기폐차할 경우 최대 300만원(고철비 별도)의 지원금을 더 받을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www.lpgbus.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소형 트럭 – 기아 봉고3

 

<기아 봉고3 [출처: 기아자동차]>


디젤 위주의 소형 트럭 시장에서도 LPG 모델을 고를 수 있다. 기아 봉고3 LPi 모델이 그 주인공. 이제 소형 트럭도 친환경 시대다. 직렬 4기통 2.4L LPi 엔진은 최고출력 159마력을 5,500rpm에서, 최대토크 23㎏·m를 4,250rpm에서 낸다. 5단 수동변속기를 맞물리며 공인 연비(복합)는 6.5㎞/L다. 실충전용량이 71L이니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약 460㎞. 장거리 운행에도 부담이 없을 충분한 주행거리다. 


 

<기아 봉고3의 실내 [출처: 기아자동차]>


LPi 모델은 초장축 2WD 모델로 나오며, 1,529만원의 GL과 1,662만원의 GLS의 두 가지 트림을 고를 수 있다. GL 트림에서도 동승석 에어백, 운전석 통풍시트, 드라이브 와이즈 등 다양한 편의장비를 추가할 수 있다. 단, 크루즈 컨트롤이나 오토 에어컨이 필요하다면 GLS 트림을 골라야 한다. 


 

<기아 봉고 3 [출처: 기아자동차]>


자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없는 것이 아쉽지만, 경제성에 초점을 맞추면 봉고3 LPi 모델의 매력이 돋보인다. 디젤 모델 대비 차량 가격이 저렴할뿐더러, LPG 가격이 경유보다 30% 저렴하기에 장기 보유 시 총 유지비용에서도 앞선다. 게다가 LPG 화물차 신차 구입 보조금 400만원(국비 50%, 지방비 50%), 조기폐차 지원금 최대 300만원(고철비 별도)을 받으면 경트럭보다 저렴하게 1톤 LPG 트럭을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