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 폭스바겐이 독일 동부의 츠비카우 공장에서 전기차 시장의 전략 모델인 ID.3의 양산을 시작했다. 해당 공장은 2020년 6월을 기점으로 가솔린, 디젤 등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을 중단하고 전동화 차량 전용 공장으로 탈바꿈한다. 이후 전기차 생산량을 늘려 2022년에는 전기차만 연간 33만대를 생산하는 유럽 최대의 전기차 공장을 목표로 한다.  


츠비카우 공장에서는 폭스바겐 ID.3를 시작으로 아우디 등 여러 브랜드의 전기차를 동시에 생산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의 허버트 디에스(Herbert Diess) 회장은 ID.3의 양산 시작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폭스바겐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 전기차(EV) 외는 기후 변화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고 밝혔다. 


ID.3는 폭스바겐 전동화 전략의 선두에 선 모델이다. MEB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첫 번째 모델로, 이후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여러 모델이 등장할 계획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를 바닥에 평평하게 깔아 무게 중심을 낮추는 한편, 개조가 쉬운 것이 특징. 폭스바겐은 소형차, 대형차, SUV까지 여러 차급에 MEB를 사용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전기차의 가격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허버트 디에스 회장의 전동화 전략 중 하나는 전기차를 쉽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독일에서 ID.3의 가격은 정부 보조금을 합칠 경우 골프와 비슷해진다. 소형 해치백인 골프와 크기는 비슷하지만, 실내 공간은 중형 세단인 파사트에 필적한다. 구동계를 작게 만들 수 있는 전기차의 이점을 활용한 설계 덕분이다.  


ID.3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약 330㎞. 배터리 용량을 키운 상위 모델의 경우 550㎞로 늘어난다. 골프와 비슷한 가격에 약 33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이미 3만대의 예약을 받은 상황이며, 고객 전달은 2020년 봄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ID.3 양산 기념식에는 앙겔라 메르켈(Angela Dorothea Merkel) 총리도 참석해 “독일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는 평을 남겼다. 독일은 2030년까지 기후 변화 대책을 위해 전기차 보유대수를 700만~1,000만 대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이에 맞춘 충전 설비 대량 확대도 계획되어 있다.  


연간 30만대 규모의 대규모 공장을 순수 전기차 양산 공장으로 바꾼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8,000여명의 직원을 상대로 전기차 생산 관련 연수를 실시하는 한편, 로봇을 대규모로 도입해 생산 공정의 자동화를 추진해 이에 대응한다. 폭스바겐이 츠비카우 공장의 생산 시스템 전환을 위해 투자한 금액은 12억 유로(약 1조 5,464억 8,800만 원)다. 한편, 폭스바겐은 2022년까지 유럽과 미국 지역의 8개 공장에 전기차 생산 시설 확충을 진행한다. 2028년까지 2200만대의 EV를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폭스바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