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 FCA가 2/4분기 결산 회견을 열고, 상반기 판매 성과를 밝혔다. 이날, FCA의 마이클 맨리(Michael Manley) CEO는 무산된 르노와의 통합에 대해 “지금도 합리적인 방안이라 생각한다. 유럽 자동차 업계는 협력과 통합이 필요하다”고 밝혀, 아직도 제안이 유효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5월, FCA는 르노에 통합을 제안했다. 하지만 6월에 프랑스 정부의 개입을 이유로 철회했다. 당시 FCA가 르노에 통합을 제안했던 이유는 유럽 사업 재건 및 높은 북미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었다. 유럽에서 강하지만 미국 시장에 강한 브랜드가 없는 르노와의 결합을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어서다. 


FCA는 2019년 1~6월 총 219만 4,000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 해 상반기 대비 12.4% 감소한 수치다. 미국에서 109만 6,110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판매율이 2% 감소했지만, 램(RAM) 브랜드가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난 33만 3,168대를 기록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프 브랜드는 8% 줄어 45만 6,281대를 팔았다. 그랜드 체로키가 13% 늘어 12만 3,272대를 기록했으며, 신형 픽업 트럭인 글래디에이터는 7,252대를 팔아 순조로운 시작을 거뒀다. 


유럽에서는 54만 540대를 팔았다. 전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9.5%가 줄었다. 알파로메오는 2만 9,336대를 팔아 41.6%의 커다란 감소폭을 기록했다. 크라이슬러와 란치아는 27.4% 늘어 3만 4,782대를 기록했다. 피아트는 38만 570대로 10.2% 줄었다. 한편, 지프는 유럽에서 2% 늘어 9만 2,125대를 팔았다. 


한편, 르노는 유럽에서 강한 성과를 보였다. 올해 1~6월 동안 193만 대를 팔았고, 이 중 유럽에 107만 대를 팔았다. 아프리카, 중동, 인도, 태평양 쪽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28% 줄어든 22만 대, 중국에서는 24% 감소한 9만 대를 기록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주력 모델인 클리오의 신형 모델을 내놓고 반격에 나선다. 


FCA에게 있어 올해 상반기의 암초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였다. 아시아-태평양(APAC)에서도 적자를 봤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이 중 유럽만 보강할 수 있어도, 큰 고민은 일단 덜고 갈 수 있다. 하지만 르노의 최대 주주인 프랑스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탄탄한 수익성의 지프와 램을 통해 얻는 수익으로 내실을 강화하며, 협상의 우위점을 찾아야 한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F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