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가 전기차 에비야(Evija)를 공개했다. 500마력짜리 전기 모터 4개로 2,000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하이퍼카로, F1에 참전하는 윌리엄스 그룹의 ‘윌리엄스 어드밴스드 엔지니어링(Williams Advanced Engineering)과의 협업을 통해 완성했다. F1의 첨단 엔진 기술을 이용한 하이퍼카가 아닌, 전기 하이퍼카를 택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에비야는 서킷만 달리는 머신이 아니다. 일반도로에서도 달릴 수 있다. 로터스는 에비야에 대해 “탁월한 주행 능력을 발휘하며, 드라이빙 퍼포먼스의 새로운 기준을 세운다”고 설명했다. 완전 신형 모델이지만, 그럼에도 로터스 특유의 이미지가 강하게 묻어나는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로터스와 윌리엄스의 노하우를 담은 공기역학 구조가 특징.


앞에서 봤을 때는 공기역학을 위해 아래를 비운 모습이 마치 껍데기를 씌운 F1 머신 같다. 곳곳에 바람 길을 내서 앞, 옆, 위에서 흘러들어온 공기가 뒷부분의 터널을 빠져나가며 차체를 눌러주도록 했다. 엔진이 없는만큼 디자인 자유도가 올라갔으니, 이를 공기역학에 사용한 부분이다. 사이드 미러 또한 카메라로 바꿔 공기 저항을 최대한 줄였다. 


실내 구성도 인상적이다. 가로형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조합이 알파벳 ‘T’를 닮았다. 센터페시아에는 6각형 모양의 터치 버튼을 잔뜩 달았다. 가장 위에는 비상등, 리어 스포일러 조절 등 운전에 관련된 버튼을 뒀고, 그 아래에는 오디오 관련 버튼, 에어컨 관련 버튼 등을 배치하는 등 구획을 나눠 정리했다. 


스티어링 휠도 포뮬러 1 머신과 비슷한 모양. 방향 지시등, 주행 모드 변경 버튼, 오디오 관련 버튼 등을 달았다. 주행 모드는 주행범위를 최대한 늘릴 수 있는 레인지(Range), 시티, 투어, 스포츠, 트랙 등의 5가지. 로터스는 “극한의 주행 성능과 편안한 도심 주행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에비야는 2,000kW 리튬 배터리를 단다. 배터리 팩은 무게 배분을 위해 좌석 뒤에 뒀다. 4개의 전기모터로 네바퀴 모두를 굴리며, 각 바퀴를 맡는 전기 모터의 출력을 조절해 토크 벡터링이 가능하다. 경량화로 유명한 로터스답게 초경량 카본 파이버를 사용해 공차중량은 1,680㎏에 불과하다. 


이비야의 최고출력은 2,000마력. 최대토크는 173.5㎏·m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340㎞가 넘으며,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3초 이내다. 특히, 0→시속 300㎞ 가속 시간이 9초대다. 충전은 350kW 충전기 사용 시 80% 충전까지 12분이, 완충까지는 18분이 걸린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00㎞ 수준. 800kW 급속 충전까지 대응할 수 있으니, 더 강력한 충전 시스템을 적용하면 더 빠르게 충전이 가능할 것이다. 


로터스 에비야는 단 130대만 생산한다. 가격은 170만 파운드(약 24억 9,034만 원), 현재 사전계약을 받고 있으며 보증금은 25만 파운드(약 3억 6,622만 원)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로터스